올해 4월부터 생수·얼음 유료화 운영… 소비자 “5성 호텔에서 물 장사하냐”
페어몬트 서울 “배달 등 외부 음식 반입 고객 증가, 서비스 비용 부과”
생수·얼음 유료제공 전면 재검토, 7월초부터 다시 무료화
겨우 3개월 생수·얼음 유료화로 호텔 브랜드 이미지 실추

/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이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투숙객들이 추가로 요청하는 생수와 얼음을 유료로 제공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전경. /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럭셔리 호텔로 손꼽히는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이 최근까지 투숙객에게 생수와 얼음(아이스버킷)을 유료로 판매해온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 사이에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이하 페어몬트)은 지난해 2월 서울 여의도에 오픈한 아코르 호텔그룹 계열의 럭셔리 등급 5성 호텔이다. 페어몬트가 오픈 직후부터 생수와 얼음을 유료로 제공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2월말 오픈한 후부터 올해 1분기쯤까지 약 1년 정도는 투숙객들이 추가로 요청하는 생수와 얼음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그런데 올해 4월쯤부터 소비자들에게 별도의 고지도 없이 생수와 얼음 제공을 유료화로 전환해 운영을 시작했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당황스러운 상황을 겪기도 했다.

지난 4월 1일 페어몬트에서 투숙한 소비자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체크인 후 물(생수)을 더 달라고 요청했더니 한 병당 2,000원을 받는다고 말하더라”라며 “언제부터 비용을 받기 시작했냐고 물어보니 ‘오늘부터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저녁에 여의도 더 현대에서 음식을 포장해 와인과 함께 먹으려고 아이스버킷을 부탁했는데, 그것도 ‘오늘(4월 2일)부터 5,000원을 받는다’고 말하는데, 페어몬트 정책이 다 바뀐 것이냐”고 토로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앞으로는 페어몬트 갈 때는 물도 싸들고 가야겠다” “물과 얼음에 돈이라니, 비즈니스호텔도 아니고 실망스럽다” “5성 호텔이 야박하다” “재방문 의사가 크게 줄어들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페어몬트 객실 내에 비치된 커피나 티 제품도 기본 제공되는 수량 외에 추가로 요청할 경우 비용을 부과했다. 홍차·녹차 티백의 경우 1개 3,000원의 비용이 추가됐었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은 생수와 아이스버킷 유료화 운영을 최근 전면 재검토하면서 다시 투숙객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나섰다. 사진은 페어몬트 디럭스 룸. /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

페어몬트의 경우, 평일 기본 객실 투숙료가 공식 홈페이지 기준 1박당 약 40만원 수준으로 상당히 비싼 가격을 자랑한다. 물론 일부 특가 상품의 경우 평일 1박 기준 10만원 후반대∼20만원 초반 수준까지 낮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아코르 충성고객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되는 특별 상품이다.

결국 1박에 40만원 수준의 값을 책정한 최고급 호텔임에도 투숙객을 대상으로 물과 얼음 장사를 하는 모습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하는 모습이다.

페어몬트 측 관계자는 이러한 정책 변경과 관련해 “투숙객들이 배달음식 등 외부 음식을 반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추가로 필요한 물품 등을 호텔 측에 요청하기도 한다”며 “이 경우 호텔에서는 인력(서비스 제공)이라든지 추가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서울에 있는 특급 호텔들이 이러한 정책(생수·얼음 유료화)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결국 추가 서비스에 드는 비용을 투숙객에게 전가하는 모습이다. 투숙객들이 호텔 내 피트니스센터 등에 비치된 무료 제공 생수를 가지고 객실로 이동하는 경우, 별도로 제지를 하지 않는 것은 인력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기(인건비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생수·얼음 유료화에 소비자 불만이 빗발치자 페어몬트 측은 최근 이러한 정책과 관련해 전면 재검토에 착수, 7월초부터 다시 투숙객에게 생수와 얼음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

결국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 투숙객들에게 생수와 얼음을 유료로 판매하고 나선 페어몬트는 브랜드 이미지 실추라는 커다란 과제를 떠안게 됐다. 특히 일부 아코르 골드·플래티넘 등급 이상의 아코르 충성고객들은 페어몬트의 생수·얼음 유료화로 불편을 겪자 보유하고 있던 페어몬트 바우처를 다른 소비자에게 판매·양도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출하고 있다.

한편, 롯데호텔과 포시즌스 호텔 서울,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서비스드 레지던스, 앰배서더 서울 풀만 등 다수의 호텔에서는 투숙객들에게 생수와 아이스버킷을 지속적으로 무상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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