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분야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메타버스(Metaverse)’가  유형자산의 대표주자인 부동산 산업 분야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Gettyimagesbank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경제활동을 시작한 성인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부동산(不動産)’은 흔히 토지나 건물처럼 움직여서 옮길 수 없는 재산이다. 토지, 건물, 차량, 공장, 기계 따위의 ‘고정 자산 가운데 구체적인 형태가 있는 것’을 뜻하는 유형자산의 대표주자라고 볼 수 있다.

반면 IT분야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메타버스(Metaverse)’는 말 그대로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 그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만드는 디지털 기술 분야다. 그런데 이 같은 가상현실의 대표주자인 메타버스가 유형자산의 대표주자인 부동산 산업 분야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현실부터 가상세계까지”… 메타버스, 부동산 산업의 ‘신흥 트렌드’ 되나

최신 가상현실 트렌드의 선봉장인 메타버스가 부동산 산업 분야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IT분야 전문가들은 ‘접근성’에 있다고 보고 있다. 구매자의 경우 일일이 방문할 필요 없이 메타버스 가상공간에서 집이나 토지, 건물 등을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IT 스타트업 ‘Urbanbase’는 부동산 3D 공간 데이터 플랫폼 ‘어반베이스’를 개발하기도 했다. 어반베이스는 아파트 공간을 3D로 구현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이사 가고 싶은 집이나 자신의 집을 인테리어할 때 실제 가구 배치 등을 메타버스 공간에서 가능케한다.

현재 어반베이스는 이용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고 있는데 지난 2020년 기준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금융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에서 대한민국의 혁신성장을 이끌어갈 국가대표 스타트업 기업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IT 스타트업 ‘Urbanbase’에서 개발한 부동산 3D 메타버스 데이터 플랫폼 ‘어반베이스’./ 어반베이스 홈페이지 캡처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하이메타코어에서 개발한 메타버스 부동산 플랫폼 ‘부메랑’. 실제 아파트 모습을 NFT로 구현해 아파트 내부를 실제로 확인해볼 수 있다./ 박설민 기자

또한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하이메타코어에서 개발한 메타버스 부동산 플랫폼 ‘부메랑’ 역시 IT업계와 부동산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메랑은 현실 기반의 아파트 NFT, 완전한 가상공간인 이벤트 룸 등의 기능을 WebGL 기반으로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사이트 접속만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실물 부동산 시장에서의 응용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부동산 매물을 사고파는 ‘가상 부동산(Vitual Real Estate)’ 시장 역시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가상의 지구를 실제 부동산처럼 사고파는 가상부동산 거래 플랫폼 ‘어스2(Earth 2)’다 

어스2 메타버스 내부의 가상 부동산은 토지, 건물 매매 과정은 현실세계와 유사하지만 실제 현실세계의 실물과는 무관하다. 즉, 일종의 메타버스 내에 디지털 트윈 기술로 구현된 가상 지구에서 가상의 토지와 건물 등을 거래하는 것이다. 이때 가상 부동산 속 토지와 건물의 시세도 현실세계와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오르내릴 수 있다.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는 지난 1월 발표한 ‘디지털 뉴딜 2.0 초연결 신산업 육성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 보고서에서 “디지털 트윈 지구에서 가상부동산 거래인 어스2는 주요명소를 포함한 현실 세계를 재현해 경제적 가치 창출 욕구를 반영한 투자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물 부동산 시장에서의 응용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부동산 매물을 사고파는 ‘가상 부동산(Vitual Real Estate)’ 시장 역시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메타버스 기반 가상 부동산 거래 플랫폼 ‘어스2(Earth 2)’./ 어스2 유튜브 캡처

◇ 불안정한 가상 부동산 가격은 해결 과제

이처럼 현실과 가상세계를 오가며 메타버스의 부동산 산업이 활성화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시장 전망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국의 글로벌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Technavio)가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버스 부동산 시장 성장률은 오는 2026년까지 61.74%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보이며 53억7,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테크나비오는 “부동산 매물 구매자는 실제 사이트를 방문하는 대신 즉시 메타버스 가상 플롯을 방문해 가상으로 구매할 수 있다”며 “이러한 요인은 예측 기간 동안 글로벌 메타버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수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가상 토지 자산 판매량의 증가는 예측 기간 동안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부동산의 주요 메타버스 시장 동향 중 하나”라며 “대부분의 대형 브랜드들은 획득한 가상 토지를 광고 및 기타 판촉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이러한 거래는 예측 연도에 시장 성장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메타버스 부동산 서비스들, 특히 가상 부동산 매물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아직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상 부동산 플랫폼이 어스2 이외에도 더 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 등 계속해서 생성되고 있어 기존 가상 부동산 플랫폼의 가격 변동과 측정이 난해해질 가능성이 높은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테크나비오 연구원들도 ‘Metaverse Real Estate Market by End-user and Geography - Forecast and Analysis 2022-2026’ 보고서에서 “부동산의 메타버스 산업 성장에 대한 주요 과제 중 하나는 메타버스의 부동산 시장 가격의 불확실성”이라며 “가상 토지의 가치는 토지의 희소성과 위치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상 토지의 가격은 현실 세계의 가격 패턴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가상 지가와 이러한 요소 간의 관계는 여전히 의구심이 있다”며 “메타버스 부동산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의 가치는 기본적으로 구매자가 자신의 가격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변동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메타버스 내 가상 부동산의 가상 토지 가격 변동은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의 투자 범위를 제한해 예측 기간 동안 시장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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