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확고한 지배지분 확보를 놓고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아워홈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최근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았지만 향후 분쟁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긴 어렵다. 형제들의 지분 매각 향방에 따라 구 부회장 체제가 다시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이에 대한 교통정리가 구 부회장의 최대 과제로 지목된다.

◇ 경영권 승기 잡았지만 지분 매각 둘러싼 분쟁 불씨 남아 

구지은 부회장은 지난달 말 구본성 전 부회장의 이사진 교체 시도를 저지하면서 ‘남매 간 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지난달 30일 아워홈 서울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선 구 전 부회장이 올린 신규이사 선임 안건이 최종 부결된 바 있다. 구 전 부회장이 이날 주총에서 구미현·구명진·구지은 세 자매가 선임한 이사진 21명을 해임하고 이사 48명을 새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해 이사진 교체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해 6월 보복운전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뒤 여동생 3명과의 경영권 다툼에서 패해 아워홈 경영에서 밀려났다. 당시 막내여동생인 구지은 부회장이 언니인 미현·명진 씨와 힘을 합쳐 기존 이사진을 교체하고 오빠인 구 전 부회장을 해임시켰다. 지난해 말 기준 아워홈의 지분은 구본성 전 부회장 38.56%, 구미현 씨 19.28%, 구명진 씨 19.60%, 구지은 부회장 20.6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 4월 맏여동생인 구미현 씨와 보유 지분을 동반 매각한다고 밝힌 뒤, 지분 매각을 원활하겠다는 명분 아래 이사진 교체를 시도했지만 최종 무산됐다. 

이로써 구지은 부회장은 자신의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최근 구 전 부회장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면서 구 부회장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11월 아워홈은 자체 감사 결과 구 전 부회장이 월급과 성과급을 정해진 한도보다 많이 받은 정황을 파악했다며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 전 부회장을 고소했다. 최근 경찰은 구 전 부회장을 배임 및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다만 남매의 분쟁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졌을지는 미지수다. 구 전 부회장이 불리한 상황에 처했지만 또 다시 경영권 흔들기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 전 부회장은 여전히 지분 매각 추진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구미현 씨의 행보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구미현 씨는 지난해 구 전 부회장을 해임할 당시, 여동생인 구지은 부회장에 편에 서서 경영권 교체를 도왔던 인물이다. 그런데 지난 4월 돌연 오빠인 지분 동반 매각 추진을 결정하면서 입장을 바꿨다. 다만 구미현 씨가 지난달 임시 임시주총에 불참했고 구 전 부회장의 이사회 교체 시도는 좌절됐다. 

그의 불참 배경엔 법원의 판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최근은 법원은 구미현 씨가 구 전 부회장의 편에 서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제한하는 판결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구미현 씨가 지난해 4월 구명진 씨, 구지은 부회장과 함께 이사 선임과 배당제안 등에서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내용의 협약서를 체결한 것에 대한 법적 효력을 인정해 이 같은 판결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미현 씨 역시, 여전히 지분 매각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언론보도를 통해선 구미현 씨가 개별적으로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이처럼 지분 매각을 둘러싸고 분쟁의 불씨를 남겨두고 있어 구지은 부회장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립을 위해선 확고한 지배 지분 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형제 간 협의를 통한 교통정리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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