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호 캐롯손해보험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겁다. 신규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더욱 치열한 시장 경쟁 환경을 마주하게 됐기 때문이다. /캐롯손해보험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정영호 캐롯손해보험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겁게 됐다. 하반기 신규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더욱 치열한 시장 경쟁 환경을 마주하게 됐기 때문이다. 

◇ 수익성 악화에 신규 경쟁자들 줄줄이

정 대표는 2019년 출범한 국내 1호 전업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보의 초대 CEO다. 캐롯손보는 한화손해보험이 SK텔레콤,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설립한 온라인 전문 보험사다. 

정영호 대표는 캐롯 설립추진단장을 맡아 회사의 출범 준비를 이끌었던 인물로, 2019년 5월 캐롯손보 대표이사에 올랐다. 캐롯손보는 출범 이듬해 국내 최초 퍼마일자동차보험을 선보이며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캐롯 퍼마일자동차보험은 주행거리 측정 장치인 캐롯플러그를 통해 주행한 만큼만 후불로 보험료를 내는 신개념 자동차보험이다. 

캐롯손보는 이러한 자동차보험상품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며 가입자를 빠르게 모았다. 퍼마일자동차보험은 2020년 2월 출시 이후 11개월 만에 누적 계약 10만건을 돌파한 데 이어 최근엔 70만건을 넘어섰다. 이 같은 자동차보험 실적 성과 등을 토대로 정 대표는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했다. 

2기 체제를 연 정영호 대표의 앞엔 만만치 않는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우선은 저조한 수익성 개선 과제다. 

캐롯손보는 출범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캐롯손보는 2019년 91억원의 당기손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020년 381억원 △2021년 645억원의 적자를 냈다. 누적 적자만 1,117억원에 달한다. 사업 초기엔 각종 사업비와 마케팅비로 인해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큰 폭으로 손실이 불어나고 있는 점은 우려를 낳고 있다.

적자 누적으로 자본잠식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캐롯손보의 결손금은 1,122억원으로 전년 동기(472억원)보다 크게 증가한 상황이다. 

여기에 하반기엔 시장 경쟁까지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돼 정 대표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최근 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 ‘신한EZ손해보험’을 출범시켰다. 신한EZ손해보험은 디지털 기반의 손해보험사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기 위한 대대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생활 밀착형 보험상품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올해 하반기부터 정식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접근이 쉬운 미니보험 위주로 영업을 개시할 것으로 알려진다. △지인과 함께 가입하는 동호회·휴대폰파손 보험 △카카오키즈 연계 어린이보험 △카카오모빌리티 연계 택시안심·바이크·대리기사 보험 △카카오 커머스 반송보험 등 생활형보험을 개발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하나손해보험도 2020년부터 디지털 종합 손보사 도약을 목표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어 업계의 경쟁은 매우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 대표는 이러한 경쟁업체들에 맞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숙제를 마주하고 있다. 과연 국내 1호 전업 디지털 손보사로서 시장 내 존재감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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