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최근 논란이 된 대통령실 채용 관련 발언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이같은 발언이 여권 지지율 하락은 물론 직무대행 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는 데 대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최근 논란이 된 대통령실 채용 관련 발언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이같은 발언이 여권 지지율 하락은 물론 직무대행 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는 데 대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대통령실 채용 관련 발언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20‧30 청년층에서 이번 논란을 공정의 가치 훼손으로 받아들이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연일 지속되는 여권 지지율 침체에 상응하는 대응이라고는 하지만, 최근 당내 위기 속 직무대행 체제에 대한 불만이 고개를 드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불거진 발언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최근 대통령실 관련한 저의 발언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청년 여러분께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께 제대로 설명 드리는 것이 우선이었음에도 저의 표현으로 논란이 커진 것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라고 덧붙였다.

발언 논란은 지난 15일 권 원내대표가 대통령실 사회수석실 행정요원 우모 씨를 자신이 추천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이번 채용이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던 것인데, 그 과정에서 ‘높은 자리도 아닌 9급’, ‘강릉 촌놈’ 등 정제되지 못한 발언을 쏟아낸 게 화근이 됐다. 여론은 즉각 반응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공무원 학원 광고물 패러디까지 등장할 만큼 해당 발언에 대한 반발이 거셌다. 여당 내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새어 나왔다. 

그럼에도 권 원내대표는 그간 이에 대한 사과나 해명을 하지 않아 왔다. 지난 18일 “말씀이 무척 거칠다”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비판에 대해서만 “겸허히 수용한다”고 입장을 밝혔을 뿐 그 이상 언급하진 않았다.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입장을 여러 번 이야기했다”며 “답변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 지지율 하락에 조기 전대론까지 ′첩첩산중′

그랬던 그가 태도를 바꾼 것은 당 안팎서 어려운 상황에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침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발언이 이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는 우려인 셈이다. 그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 발언은 이를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권 원내대표는 “최근 지지율이 당도 그렇고 정부도 하락하고 있다. 각종 논란으로 우려하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다 저의 부덕의 소치”라고 강조했다.

당의 어지러운 상황이 곧장 ‘직무대행 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는 것 역시 권 원내대표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른바 ‘권성동 리스크’라는 말까지 새어 나오면서 직무대행 체제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지도체제 불만은 당장 ‘조기 전당대회’ 주장으로 연결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19일) 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도 떨어지고 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마당”이라며 “무난하게 임시체제로 가는 것이 과연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는 데 바람직한 것이냐 하는 그런 위기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공부모임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어려운 사정 때문에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의중을 재차 드러냈다.

물론 당내에선 ‘조기 전대론’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권 원내대표를 ‘직격’하며 ‘불화설’이 불거졌던 장 의원은 이날 본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지도체제 문제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며 권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그는 “어찌 됐건 의원총회에서 대다수 의원들이 유권해석에 동의하고 결의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당의 위기 상황이 고착화 될 경우 권 원내대표에 ‘책임론’ 역시 분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불안 요소는 여전히 남아있는 모습이다.

자세를 낮춘 권 원내대표는 이날 당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소속 의원들의 ‘도움’을 부탁했다. 그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언제든 마음과 귀를 열어놓겠다”며 “당의 발전방안, 지지율 제고 방안, 통합방안이 있으면 언제든 저에게 고견을 들려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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