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여야가 22일 원 구성에 합의하면서 국회 공백 상태가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이런 와중에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장단과 여야 지도부에 먼저 손을 내밀지 관심이 쏠린다. 여소야대인 국회 지형에서 정기국회 동안 윤석열 정부의 중점 과제를 추진하려면 야당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그래서인지 대통령실은 야당 및 입법부와의 협치를 위한 관계 강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 대통령-여야 지도부 만남 추진될 듯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회동에서 제21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을 타결했다. 지난 5월 29일 전반기 국회가 마무리 된 지 54일 만에 국회가 정상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여야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원장 선출안 등을 통과시키면서 21대 후반기 국회의 문을 열었다. 

이렇게 되면서 윤 대통령도 국회에 손을 내미는 모양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오픈라운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정기국회가 시작하기 전에 윤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여야 지도부 상황이 안정적이지 못한 상태라 빠른 시일 내 만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지금 이준석 대표가 자리를 비우고 있기 때문에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표 직무대행을 하고 있어 (대표급이) 한 사람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정의당에 대해서는 “완전히 수습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 양당(국민·민주)만 만나기 조금 그렇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우리당(국민의힘)의 경우 권 (원내)대표 체제로 계속 가면 (여야가) 만나는 것도 괜찮다”며 “1차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이 상황에 대해) 구두 보고는 했다. 정기국회 전에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징계로 당권이 사실상 공백 상태다. 그리고 민주당은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당대회가 열리는 8월 하순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전당대회가 끝나면 새 지도부가 선출된다. 또 정의당의 경우 6월 지방선거 이후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는데 최근 비례대표 총사퇴 요구가 나오는 등 당내 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국민의힘이 이 대표의 징계가 끝날 때까지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고, 민주당의 새 지도부가 선출될 경우 여야 지도부를 만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기국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의석수가 절대 다수기 때문에 국회 정무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민생·경제 현안을 다루는 상임위도 민주당에 넘어가 있다. 

◇ 대통령실, 원만한 대야 관계 설정 목표

대통령실이 국회와의 관계 설정에 나선 것은 이런 이유 외에도, 그동안 협치를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대통령실이 ‘대야’(對野) 관계설정에 있어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를 지명한 이유는 그 분이 민주당 쪽 사람들과 잘 알기 때문”이라며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정을 운영하기 위한 카드로 선택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인준 과정에도 한 총리가 (민주당하고) 소통을 많이 했던 것으로 알고, 최근에도 야당 주요 당직자나 과거부터 알던 분들과 연락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진복 정무수석 역시 야당 의원들을 만나는 데 분주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정무수석이 잘 안 보인다’ 해서 다음날 당장 쫓아가서 만났고, 박홍근 원내대표도 만났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방에 찾아가서 정책에 대해 얘기한 것으로 안다”며 “(이 수석이) 민주당 주요직이나 3선 이상 의원은 현안이 있으면 주고받을 정도로 잘 지내지만 보이지 않을 뿐이지 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원 구성 전에 선출된 국회의장단과 윤 대통령의 만남도 추진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정기국회 전에 여야 지도부 뿐 아니라 국회의장단도 만나 협조를 구하는 것이 목표인 셈이다. 이 관계자는 “‘원구성도 안 됐는데 대통령하고 밥을 먹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고 해서 국회의장단에서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며 “원구성이 되면 대통령하고 자리를 같이 해서 정기국회와 관련한 얘기 등을 나눌 수 있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의장단을 먼저 만나서 소주 한 잔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원구성이 되면 조만간 타진을 해보겠는데, 문제는 휴가기간이 도래해 8월 초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빠른 시점에 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자들과 대화를 하던 도중 국회 원구성 타결 소식을 듣고 “잘됐다”고 짧게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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