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쿼녹스, 쌍용차 토레스와 대비… 출시 시기 겹치며 관심 시들
르쌍쉐 7월 중형 SUV 성적표, 토레스·QM6·이쿼녹스 순
가솔린 품고도 외면 받아… 올드한 실내·주요 편의기능 부재

쉐보레 이쿼녹스. / 한국지엠
한국지엠이 지난 6월 쉐보레 더 넥스트 이쿼녹스를 국내 시장에 들여왔지만 6월과 7월 저조한 실적을 연이어 기록했다. / 한국지엠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쉐보레가 지난 6월 이쿼녹스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넥스트 이쿼녹스’를 출시했지만, 두 달 연속 부진을 겪고 있다. 새로운 모델로 돌아왔음에도 이쿼녹스는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경쟁사 동급 모델 대비 저조한 성적을 기록해 경쟁력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국지엠(한국GM)은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4,117대 판매를 기록했다. 한국지엠이 판매한 쉐보레 브랜드의 7월 내수 판매를 견인한 모델은 스파크와 트레일블레이저로, 각각 1,005대, 1,870대 판매됐다. 7월 내수 판매의 약 70%가 두 개 모델에 집중됐다. 나머지 30%는 트래버스(420대)·콜로라도(212대)·볼트 EUV(150대) 등이 차지했다. 이쿼녹스는 볼트 EUV에 이어 136대가 판매돼 단종을 앞두고 있는 말리부(133대)·트랙스(114대)와 비슷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쿼녹스가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신차로 돌아왔음에도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관심을 못 받고 있는 모습이다. 더군다나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에 쌍용자동차에서 신차 토레스를 출시해 조명을 받지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쿼녹스는 중형 SUV로, 국내 시장에서는 르노코리아자동차 QM6 및 쌍용차 토레스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데 7월 실적은 토레스·QM6·이쿼녹스 순으로 기록됐다.

3개 모델의 7월 성적표는 △토레스 2,752대 △QM6 2,517대 △이쿼녹스 136대 등 순이다. 이쿼녹스는 쉐보레 브랜드 내에서도 이렇다 할 입지를 굳히지 못하고 있는 판국에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도태되는 분위기다.

쉐보레 이쿼녹스. / 한국지엠
쉐보레 더 넥스트 이쿼녹스의 실내 인테리어는 경쟁 모델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최신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 한국지엠

외관을 다듬고 심장까지 디젤 엔진에서 가솔린 엔진으로 바꿔 달았음에도 소비자들의 평가는 냉담하다. 신형 이쿼녹스에 대해 소비자들의 평가 중 일관되는 부분은 ‘실내 인테리어가 올드해 신차 같은 느낌이 적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이쿼녹스의 실내 인테리어는 지난해 3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되던 구형 모델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계기판도 여전히 아날로그 타입으로 디자인됐으며,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사이즈도 7∼8인치 수준으로 경쟁모델 대비 작은 편이다.

이쿼녹스는 편의기능 측면에서도 부족한 점이 많다. 우선 1열 좌석의 통풍 시트 기능은 최고 트림인 프리미어 등급에만 적용된다. 프리미어 등급 아래로 RS·LT·LS 등급 모델은 통풍 시트 기능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도 없다. 결국 운전석과 동승석의 통풍 시트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가장 높은 트림을 선택해야 하는데, 이 경우 차량 가격이 4,000만원에 육박한다.

뿐만 아니라 전방의 선행 차량과 차간 거리를 측정해 속도를 전자 시스템으로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기능은 지원조차 하지 않는다. 미국 본토에서 판매 중인 이쿼녹스는 LT 트림부터 ACC를 선택할 수 있게 옵션으로 제공하지만, 국내 판매 모델은 옵션으로도 선택이 불가하다. 미국 소비자와 한국 소비자를 차별하는 것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점이다.

특히 ACC는 편의 기능이면서 동시에 탑승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기능임에도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은 원가 절감으로 비쳐지는 부분이다.

반면 르노코리아의 경우 QM6 가솔린 모델을 LE·RE 시그니처·프리미에르 3가지로 나누고 있지만, 기본 등급인 LE 등급부터 ‘1열 파워시트(전동조절) 및 통풍시트+2열 열선시트’ 기능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게 제공하며, ACC 기능도 ‘S-링크 패키지Ⅲ’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쌍용차도 토레스를 T5·T7 2가지로 운영 중인데, T7에는 통풍시트를 기본 제공하며, ACC는 트림에 무관하게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쿼녹스가 QM6나 토레스와 달리 수입차라는 점에서 다소 불리한 점도 존재하지만, 경쟁 모델 대비 값이 비싼 점도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이유로 보인다. 더 고가의 차량임에도 주요 편의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이쿼녹스보다 한 체급 낮은 트레일블레이저도 ACC 기능을 기본 LT 등급의 바로 윗 트림인 프리미어 모델부터 선택할 수 있게 옵션으로 제공하며, 통풍시트는 LT 등급부터 선택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굳이 웃돈을 주면서까지 이쿼녹스를 선택할 이유가 크지 않아 보인다.

이쿼녹스가 미국 시장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이지만, 한국에 판매하는 모델에 주요 옵션을 지원하지 않거나 최고 트림에만 제한적으로 지원하는 점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비쳐지기도 하며, 저조한 실적의 원인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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