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폭우로 인한 국민 피해가 막중했던 지난 8일과 9일 윤석열 대통령이 현장에 가지 않은 것을 두고 “대통령이 무슨 스텔스기냐. 아크로비스타가 국가위기관리센터냐”고 맹폭했다.

박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서울이 물바다가 되는 때에 대통령은 뭐하고 있었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급기야 SNS상에 무정부 상태란 말이 급속도로 번졌다”며 “아비규환의 와중에도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무원 11시 출근지침을 빼면 어떤 상황대응이 있었나 모르겠다. 정작 위기 대응에 신속히 나서야 할 공무원들의 출근시간만 늦추고 폭우 속 천신만고 끝에 출근시간에 맞추려 애쓴 직장인들의 분노만 자극했을 뿐”이라며 “대통령이 모습도 드러내지 않고 전화로 위기상황에 대응을 했다는데 대통령이 무슨 스텔스기라도 된단 말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인식도 심각하다. ‘대통령이 있는 곳이 상황실’이라는 궤변까지 늘어놓았는데, 서초동 아크로비스타가 국가위기관리센터라는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그는 “대통령은 다음날이 돼서야 ‘퇴근 때 보니 내가 사는 아파트가 언덕인데도 1층이 침수될 정도로 엄청났다’고 하던데, 심각성을 본인의 눈으로 확인하고도 그냥 퇴근한 것을 자인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지키는 일”이라며 “이미 수도권에 폭우 예보가 있었으면 위기대응 총사령관으로서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고 실시간 대응을 진두지휘해야했다. 윤석열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삼아 위기대응 시스템을 제대로 갖출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서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서울시가 집중호우 대비를 위한 예산을 900억원이나 삭감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며 “지난번 서울시장 때 우면산 산사태를 겪고도 이렇게 안이한 대처를 한 것이 더 충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폭우로 유명을 달리하신 피해자분들과 유가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최첨단 인프라로 무장한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폭우로 생명이 희생된 것에 대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머리 숙여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호우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정부는 집중호우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날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인 윤건영 의원도 TBS 라디오에서 “기본적으로 일을 하려면 위기관리센터로 가셔야 한다. 위기관리센터는 전국 240여개의 시군구를 연결할 수 있다”며 “아마도 서초동 아파트에는 비화 전화기 몇 대 정도가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윤 대통령이 신도 아니고, 전화기 몇 대로 어떻게 재난 상황을 관리하고 점검한다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리한 용산 집무실 이전”이라며 “청와대를 기준으로 보면 집무실과 관저, 위기관리센터가 차량으로 1분 이내에 있다. 수십 년간 대한민국 정부가 위기 관리를 해 오는 과정에서 가장 효율화된 시스템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용산 대통령실 졸속 이전을 질타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집중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에 전격 참석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신 회의를 주재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