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자산운용이 SK케미칼에게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을 현물배당하라는 요구가 담긴 공개서한을 보냈다. /SK케미칼
안다자산운용이 SK케미칼에게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을 현물배당하라는 요구가 담긴 공개서한을 보냈다. /SK케미칼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주주들의 거센 불만에 직면해 ‘주주달래기’에 거듭 나섰던 SK케미칼이 이번엔 자사주를 주주들에게 현물배당하라는 요구를 마주했다. 정부 차원에서 관련 정책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선도해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라는 요구다. SK케미칼이 어떤 응답에 나설지 주목된다.

올해 초부터 SK케미칼을 상대로 한 주주행동주의에 가세한 안다자산운용은 지난 9일 “이사회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SK케미칼이 보유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 10% 정도를 일반주주들에게 현물배당 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안다자산운용 측은 주주서한을 통해 “현재 SK케미칼의 시장가치는 NAV(순자산가치) 대비 75%나 저평가돼 있는 상황”이라며 “8월 4일 기준 코스피가 연초대비 17% 정도 하락한 것에 반해 SK케미칼의 주가는 31% 하락해 코스피 대비 2배가량 더 하락했다. 따라서 SK케미칼 경영진 및 이사회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다자산운용 측은 아울러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 현물배당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정책을 선도하는 의미를 지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에서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주주보호방안 마련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거론되는 여러 방안 중 자회사 주식을 모회사 주주들에게 현물배당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게 안다자산운용 측 입장이다.

안다자산운용 ESG투자본부 박철홍 대표는 ”SK케미칼은 현재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여러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현재 주식시장 상황에서 SK케미칼이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을 매각하기는 어려운 바, SK케미칼이 보유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식 10% 가량을 SK케미칼 주주들에게 현물배당 한다면 회사 경영진의 이익과 전체 주주의 이익이 일치되는 상황이 만들어 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SK케미칼이 형식적이 측면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정책을 계속 확대한다면, 시장에서는 SK케미칼의 진정한 가치를 인정할 것”이라며 “회사 및 주주들과 계속적인 소통을 통해 2023년 정기주주총회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의 현물배당 안건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8년 7월 SK케미칼로부터 물적분할해 설립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3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SK케미칼의 주가는 부진을 거듭했고, 이에 주주들은 거센 반발을 샀다. 안다자산운용 역시 올해 초부터 이러한 움직임에 가세했으며,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을 처분해 SK케미칼 주주가치 제고에 투입할 것 등을 요구해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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