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번 폭우 신림동 반지하 일가족 참변에 비통해하며 말문이 막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번 폭우 신림동 반지하 일가족 참변에 비통해하며 말문이 막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중부지방 수해 피해를 언급하면서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를 ‘국민 눈물’로 채워선 안 된다”고 호소하며 실질적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와 같이 말하며 “코로나19 피해 지원처럼, 천재지변도 국가가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 민주당은 국회 차원에서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해 피해 현장에 대해 언급하며 “오늘 아침에 저는 진성준 원내수석, 김영진 환노위 간사, 이수진 원내대변인과 함께 지난 8일 폭우로 관악구 반지하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일가족들의 너무나 슬픈 장례식에 다녀왔다”고 말하던 중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겹겹으로 소외되어 재해에 무방비였던 그분들이 물에 갇혀 두렵게 죽음을 맞은 건 우리 사회의 취약한 구조와 안일한 대응이 빚은 희생이었다”며 “이번 집중호우로 인해 사망자 13명, 실종자 5명, 이재민은 1,492명으로 늘었고, 시설물 피해도 컸다. 그런데 다음 주 초 또다시 비 예보가 있다. 비가 그친 후에도 한층 물러진 지반 침하나 산사태, 도시 싱크홀로 추가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정부의 대처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말 다르고 행동 다른’ 오락가락 대응이 여전하다”며 “대통령은 10일 ‘국민 안전, 국가 무한 책임’을 거론했지만, 경제부총리는 전체 피해규모 파악도 전에 ‘호우 피해 추경이 필요치 않다’며 선 긋기에 바빴다. 재산과 일터, 목숨까지 잃은 국민 앞에서 할 소리가 아니다”고 일갈했다.

박 원내대표는 “중요한 것은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오늘 장례를 치르고 있는 반지하 일가족 참사에도 정부가 근본적 대책을 약속했지만, 안전 관련 기준은 모호하고 법령도 미비한 상황이다”며 “전국 32만 가구가 지하나 반지하에 살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는 평균 14만이던 공공임대 공급마저 10만 가구로 줄이겠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이번 폭우가 일반적인 자연재해가 아니라고 설명한 그는 “‘기후 위기’로 폭우, 산사태, 산불, 가뭄 등 재난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며 “더 이상 기존 방식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고 기후 위기를 언급했다.

덧붙여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주거권과 재산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한정애 비상대책위원 또한 대통령실의 위기관리에 대해 “가히 물폭탄이라고 할 만한 비가 쏟아져서 서울과 수도권이 마비된 날에도 국가위기관리센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용산의 벙커는 작동되지 않았다”며 “대통령이 퇴근하면 서초동 자택에 이동용 지휘소인 국가지도통신차량을 24시간 정차 운영해서 국민안전이 걸려있는 위급한 상황에 단 1분, 1초라도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던 바로 그 이동식 지휘소는 대통령의 서초동 자택 근처에서 주인을 잃은 채 그야말로 대기만 하고 대통령은 전화기를 붙잡고 지휘를 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을 향해서도 “중앙재해대책본부장으로 상황을 지휘해야 하는데 물폭탄이 내리는 서울을 떠나서 세종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방향을 바꾸어서 밤늦게야 허둥지둥 서울 청사의 총리주관 상황점검회의에 참석했다”며 “장관이 경찰국에 들이는 그 집요한 관심의 10분의 1정도만큼이라도 원래 행안부 장관의 사무인 재난재해예방에 쏟아주기 바라는 것은 과한 것이냐”고 일갈했다.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는 수해 피해 지원 특별위원회 설치가 의결됐다. 신현영 대변인은 “수해 피해 지역의 복구를 위한 정치적‧제도적‧입법적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지역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원들과 함께 현장에서 조용히, 실질적인 피해 복구를 위한 지원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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