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재 젬백스그룹 회장이 이끄는 삼성제약이 올해도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김상재 젬백스그룹 회장이 이끄는 삼성제약이 올해도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삼성제약이 올해도 적자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어느덧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적자행진이다. 2014년 삼성제약 인수 이후 직접 경영을 맡고 있는 김상재 젬백스그룹 회장의 체면과 위상, 대내외 리더십이 거듭 실추되는 모습이다. 삼성제약의 적자 잔혹사가 언제쯤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올해도 계속되는 적자행진… 어느덧 ‘10년’

최근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제약은 2분기 112억원의 매출액과 59억원의 영업손실, 8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어김없이 적자 실적을 마주한 것이다. 

이로써 삼성제약은 올해 상반기 238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며 63억원의 영업손실과 10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남기게 됐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보면, 매출액은 21.7% 줄어들고 영업손실 규모는 21.3%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손실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삼성제약의 적자행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13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연간 영업손익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까지 더하면 어느덧 10년째다. 지난해까지 9년 간 쌓인 누적 영업손실은 846억원에 달한다. 

오랜 적자의 배경으로는 가장 먼저 부실한 수익구조가 꼽힌다. 이에 삼성제약은 지난해 향남공장을 매각하고 위탁생산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또한 젬백스그룹에 인수된 이후 추진 중인 췌장암 치료제 등 신약 개발이 다소 난항을 겪은 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약사법 위반 등 불법행위가 잇따라 적발된 점 등도 수익성 개선의 발목을 잡았다.

최근 실적에서는 더욱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다. 삼성제약은 올해 상반기 111억원의 매출총이익을 기록하면서 175억원을 판매비와 관리비(이하 판관비)로 지출했다. 그런데 판관비의 80% 가량을 지급수수료(138억원)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역시 전체 판관비의 67.3%가 지급수수료(184억원)였다.

지급수수료는 경영 과정에서 용역의 대가로 지불한 수수료들을 의미하며, 대표적으로는 법률자문 비용이나 청소용역비, 금융기관 및 관공서의 각종 수수료가 있다. 삼성제약의 경우 젬백스그룹에 인수된 이후 추진했던 바이오빌에 대한 투자와 관련해 법적분쟁을 겪고 있는데, 이로 인해 지급수수료 항목이 크게 증가하고 수익성 또한 더욱 악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해당 소송은 김상재 회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제약에서 구체적인 실적 항목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미술품 투자다. 삼성제약은 올해 상반기 3억원을 들여 미술품을 매입했으며, 이를 기타투자자산에 반영했다. 투자 차원에서 미술품을 구입한 것인데, 삼성제약의 본업과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현 상황 등을 고려하면 물음표가 붙는다. 삼성제약이 2020년 추진하고 나섰던 호텔사업을 지난해 12월 철회하며 본업인 제약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에 대해 삼성제약 측은 “2020년 신약 중심의 리아백스주 전용공장을 완공한 후 공장 건축물과 공간 가치 제고 방안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여러 사정으로 진행하지 못하다가 관련 상황이 정리되면서 이번에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제약의 이러한 실적은 김상재 회장의 체면과 위상, 대내외 리더십을 크게 흔드는 요인이 아닐 수 없다. 김상재 회장은 1929년 창업자 고(故) 김종건 회장에 의해 설립된 뒤 3대에 걸쳐 창업주일가가 이끌어왔던 삼성제약을 2014년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삼성제약은 단 한 번도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으며, 지난해에는 잇단 불미스런 사건으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삼성제약 측은 “다품목 수탁사업 대신 신약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중심으로 체질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신약 개발에 투입할 자금 유동성을 높이고 이익 개선 방안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향남공장 토지와 건물을 매각하고 기존의 제네릭 제품은 위탁생산으로 전환했으며, 영업 유통 구조에도 변화를 주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지난해 식약처의 GMP 특별기획점검으로 제품 회수 및 폐기 조치를 받고, 올해 1분기 제조판매가 중지되는 등 경영상 난항이 있었다”며 “당사는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재발방지대책을 강구하고 품질 및 생산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재 회장의 품에 안긴 이후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삼성제약이 언제쯤 정상궤도를 찾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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