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화물업 호조에 호실적
화물기 없는 LCC, 日 노선 및 여객 수요 회복 학수고대

항공업계가 경자년 초부터 대외 악재에 휘말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항공업계에서 FSC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올해 상반기 흑자 실적을 달성했지만, LCC 업계는 여전히 적자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항공업계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극명하게 갈렸다. 규모가 큰 대형항공사(FSC) 2개사는 모두 흑자 실적을 기록한 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저비용항공사(LCC)는 여전히 적자에 힘겨워하고 있다.

항공업계가 최근 공시한 올해 반기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흑자 실적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상반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 6조1,376억원 △영업이익 1조5,243억원 △순이익 9,943억원 등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 2조5,566억원 △영업이익 3,882억원 △순손실 551억원 실적을 올려 영업 부분에서는 흑자를 달성했고, 손실 규모도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국내 LCC들은 2분기에도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면서 여전히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2분기 1,251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 1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회복세를 보였으나, 5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상반기 누적 실적이 △매출 2,059억원 △영업손실 1,328억원 △순손실 1,206억원 등으로 부진이 지속됐다.

진에어도 2분기 151억원의 적자로 인해 상반기 누적 614억원의 영업 손실을 이어오고 있다. 티웨이항공도 2분기 영업손실 299억원, 상반기 68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에어부산도 21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FSC와 LCC의 실적이 극과 극을 달리는 가장 큰 이유로는 화물기 운용 여부로 보인다. 항공업계는 모두 코로나19로 인해 여객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이 기간 세계적으로 물류난이 발생해 2020년 2분기쯤부터 항공화물 운송비가 2배 이상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FSC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화물기(카고) 및 유휴 여객기를 활용해 항공화물 수송에 매진해 적자 규모를 최소화했고, 올해는 흑자 전환까지 성공했다. ‘규모의 경제’가 빛을 발한 모습이다.

그러나 FSC와 달리 여객 수송업에 집중하는 국내 LCC들은 화물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어 시장 상황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최근에는 제주항공이 LCC의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 화물기 1대를 도입해 화물 운송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LCC 업계의 주요 수익원은 여객 수송이라는 점이 달라지지 않아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국내외 여행 수요 회복이 간절하다. 최근에는 코로나 엔데믹을 맞아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해외 국가들이 국경을 다시 개방하고 있어 다행스러운 부분이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애초 기대만큼 여객이 늘지 않은 데다, 고유가로 연료비 지출이 늘어나 연내 흑자 전환은 쉽지 않아 보인다.

또 LCC 업계는 대체로 단거리 노선 운항에 집중하고 있는데, 과거 성장 원동력이 됐던 일본 노선 회복도 더딘 상황이다. 일본 노선이 회복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양국 간 비자(사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항공사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안타까운 대목이다. 정부가 나서서 외교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나마 LCC 업계의 2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1분기 또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점은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진에어는 상반기 1,264억원의 매출을 올려 LCC 업계 1위에 올라섰으며, 영업손실 및 순손실 규모도 614억원·597억원 등으로 가장 적어 연말 또는 내년 초쯤 흑자 전환을 이뤄낼 가능성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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