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입장을 발표한 후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입장을 발표한 후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윤석열 정부의 첫 검찰총장으로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지명했다. 지난 5월 김오수 전 검찰총장은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검수완박)으로 인해 사의를 표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같은달 6일 사의를 수용했다. 그리고 검찰의 수장은 지금껏 공석이었다. 5월 6일을 기준으로 105일 만에 후임자가 지명된 셈이다.

◇ ‘식물총장’ 우려 불식 위한 인선

이 후보자는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의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직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국민 목소리를 더욱 겸손하게 경청하고 검찰 구성원의 힘을 합쳐 기본권 보호에 모든 힘을 다 쏟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김 전 총장 사퇴 이후 검찰총장 직무대리로서 검찰 조직을 이끌고 있다. 또 대표적인 ‘특수통’이자 ‘윤석열 사단’으로 꼽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게다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사법연수원 동기(27기)다. 또 한 장관과 더불어 27기의 ‘특수통’으로 꼽힌다. 특수통인만큼 ‘윤석열 사단’이기도 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검사 시절에는 ‘정운호 게이트’,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비리 의혹과 자원외교 사건 등을 처리했다. 

윤 대통령과는 2007년 삼성 비자금 및 로비 사건, 2017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에서 호흡을 맞췄다. 이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재임할 때는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발탁돼  최측근에서 보좌 업무를 수행하는 등 ‘윤석열 사단의 브레인’으로도 평가 받았다. 

이 후보자는 총장 직무대리로서 100여일간 검찰 조직을 이끌어온 만큼, 연속성 있는 조직 운영을 할 적임자라는 판단 하에 지명된 것으로 보인다. 또 ‘윤석열 사단’으로 꼽히는 인물이어서 긴밀하게 업무를 협의해야 하는 한 장관과의 관계도 고려됐다는 평가도 있다. 

아울러 ‘총장 패싱 인사’, ‘식물 총장’ 우려도 불식시킬 필요가 있었다. 한 장관은 취임 후 검찰 인사를 단행했는데, 총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인사를 단행해 이같은 비판과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이 후보자가 검찰의 수장이 될 경우 이런 우려는 어느 정도 사라질 수 있다. 한 장관이 인사를 결정할 때 이 후보자와 협의를 했고, 이 후보자의 의견이 상당수 반영됐기 때문이다. 

◇ 민주당 “허수아비 검찰총장” 맹비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이 후보자가 검찰총장에 임명될 경우, 전 정권과 야당 관련 인사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치권은 ‘사정 정국의 본격화’를 예상하고 있다. 현재 △서해 공무원 피살 △탈북 어민 북송 △대장동 의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변호사비 대납 사건 등이 검찰 수사 중이다. 또 9월부터 시행되는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검수완박) 대응도 할 전망이다. 

하지만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공세가 거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총장 지명 결과에 비판적인 입장을 표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바지 검찰총장을 고를 것이었다면 무엇 하러 이렇게 시간을 끌었다는 것인지 황당하다”면서 “허수아비 검찰총장이 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오 원내대변인은 “이 후보자는 ‘윤석열 사단의 브레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로, 정부 주요 조직을 온통 ‘윤석열 사단’의 특수통 검사들로 채우려는 것 같다”며 “같이 일해 본 사람, 믿을 수 있는 사람만 쓴다는 윤 대통령의 내 사람 인사관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후보자가 2016년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하면서 법원행정처에 수사 기밀을 여러 차례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향신문’이 이날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각종 영장 청구 정보와 사건 관계인 진술 등 민감한 수사 정보를 유출했다고 판결문에 적시됐다고 한다. 

이같은 정황은 사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의 1·2심 판결문에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원내대변인은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사법농단 수사 기밀을 유출해 재판에 영향을 끼쳤다. 이런 사람에게 검찰총장을 맡기겠다는 윤 댙오령과 한 장관도 수사 기밀 유출에 한통속이었는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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