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근로자대표단·조종자노조 호소문 발표
“또 한 번 파산 위기 맞을 수도… 대책 마련해달라”

이스타항공의 신사옥 마곡 쿠쿠빌딩 9층 사무실. / 마곡=제갈민 기자
이스타항공의 근로자대표단과 조종사노조가 국토교통부 측에 AOC 발급 절차를 경찰 수사와 별개로 진행해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호소했다. 사진은 이스타항공의 신사옥 마곡 쿠쿠빌딩 9층 사무실. / 마곡=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이스타항공이 항공운송사업 변경 면허 발급 신청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에 ‘허위 회계자료’를 제출했다는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스타항공 근로자대표단과 조종사 노동조합은 “수사와 별개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위해 항공운항증명(AOC) 발급 절차를 진행해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19일 발표했다.

이스타항공 근로자대표단은 이날 호소문을 통해 “2020년 3월 운항중단 이후 악착같이 버텨왔고 인수와 회생 과정을 통해 기적처럼 다시 일어섰지만 현재 항공사가 항공기를 운항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인 AOC 발급을 앞두고 모든 절차가 중단돼 근로자들의 실망감과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타항공의 허위자료 제출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면 회사는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지만 이대로 AOC 발급이 중단된다면 이스타항공은 다시 한 번 파산의 위기를 맞게 된다”며 “공정한 수사와 별개로 수사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AOC 발급 절차가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떠한 회사도 영업활동과 매출이 없이 수개월을 버틸 수는 없다”면서 “AOC 발급이 지연돼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하게 되면 모든 피해는 우리 근로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만큼 AOC 발급을 통해 영업을 시작해 회사가 유지될 수 있어야 우리 근로자들이 살아갈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스타항공이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재운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이스타항공 홈페이지 갈무리
이스타항공은 지난 4월 25일 홈페이지를 리뉴얼 오픈하고 재운항 준비에 돌입했으나, 국토부가 AOC 발급과 관련해 제동을 걸면서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 이스타항공 홈페이지 갈무리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도 같은 날 “이스타항공은 국민들과 함께 다시 날고 싶습니다”라는 제하의 입장문을 전했다.

조종사 노조는 “이스타항공은 3,000가지가 넘는 국토부의 AOC 검사 항목을 모두 통과했고, 자본잠식은 AOC 발급과 무관하다”며 “성정은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의지와 능력 또한 갖추고 있지만, AOC 발급이 지연되면서 매일 발생하는 2∼3억원의 고정 비용으로 인해 이스타항공의 날개는 꺾여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어느 기업도 영업활동 없이 매달 수십억원의 손해를 보며 존속할 수 없다”며 “AOC는 이스타항공에 몸담고 있는 수많은 대한민국 국민이자 직원들의 목숨과도 같다. 경찰 수사와 별개로 이스타항공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조속히 AOC를 발급해 줄 것을 국토부에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28일 이스타항공이 대표자 변경과 운항 재개를 위한 변경 면허를 신청하면서 자본잠식 상태를 의도적으로 숨기기 위해 허위 회계 자료를 제출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국가수사본부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11일 국토부의 이스타항공 수사 의뢰에 대한 자료를 국수본으로부터 넘겨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가 언제쯤 종료될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예단하기 힘들다. 사실상 이스타항공의 재운항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인데, 국토부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이스타항공에 대한 AOC 발급 절차를 전부 일시 정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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