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의 운영사인 컬리가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며 코스피 상장을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컬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마켓컬리의 운영사인 컬리가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며 코스피 상장을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다만 상장까지 여정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 5개월 만에 상장 예비심사 통과… 적정 몸값 산정 부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컬리에 대한 주권상장 예비심사 결과, 상장요건을 충족하고 있어 상장에 적격한 것으로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로써 컬리가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5개월 만에 심사 문턱을 넘었다. 통상 상장 예비심사 기간이 3개월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심사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편이다.

업계에선 창업주인 김슬아 대표의 낮은 지분율 문제가 심사 장기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김 대표의 지분율은 5.75%에 불과하다. 이 외에 회사의 지분 절반 이상은 세콰이어캐피탈(12.87%)과 힐하우스캐피탈(11.89%), DST글로벌(10.17%), 아스펙스캐피탈(8.48%), 오일러캐피탈(6.73%) 등 외국계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 중이다. 

이에 거래소는 경영권 안정화 차원에서 컬리 측에 재무적 투자자들이 상장 직후 최소 18개월 동안 지분 보유를 유지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 이상 지분에 대해 경영권을 공동 행사하겠다는 약정도 요구했다. 컬리 측은 지난 6월 말에야 관련 요청 내용을 골자로 한 의무보유 확약서를 거래소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은 6개월 내에 상장을 추진해야 한다. 컬리는 앞으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 등의 상장 절차를 밟게 된다. 

그런데 최종 상장까지 가는 여정이 마냥 녹록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엔 한파가 지속돼왔다. 증시 약세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IPO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었다. 이에 상장을 앞둔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 청약에서도 저조한 실적을 낸 곳도 적지 않았다. 

모빌리티 공유 플랫폼 기업 쏘카가 흥행에 실패한 것도 컬리에게 부담을 안겼다. 최근 쏘카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흥행에 실패한 뒤, 상장 첫날 성과도 저조했다. 쏘카는 22일 상장 첫날 공모가를 하회하는 저조한 출발을 보였다. 

쏘카는 코스피 1호 ‘유니콘 특례상장’ 기업이다. 이 제도는 적자 기업이어도 상장 적격성을 인정받으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다. 컬리 역시 이 제도를 통해 증시 입성을 준비 중이다. 시장에선 쏘카의 상장 성패가 후발주자들의 흥행 여부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이런 가운데 쏘카가 저조한 성과를 내면서 후발주자인 컬리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시장에선 컬리 측이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지 의문이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컬리는 지난해 말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에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 4조원을 인정받았다. 시장에선 최근 투자 수요 위축으로 컬리 측이 이 같은 몸값을 인정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장외 시장에서 거래된 주가 기준 컬리 시가총액은 2조원대다.  

컬리는 국내 새벽배송 시장을 주도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온 곳이다. 지난해 매출 1조5,614억원으로 전년 보다 63.8% 늘었다. 다만 수익성은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해 회사의 영업손실 2,177억으로 전년(1,162억원) 보다 두 배 증가했다. 최근 투자자들이 성장주에 대해 보다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적자 상황 역시 부담이 될 전망이다. 

과연 컬리가 이 같은 시장 우려를 딛고 상장까지 순조롭게 완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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