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연 2.5%로 0.25%p 인상했다. 

이로써 한은은 사상 처음으로 4회 연속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앞서 한은은 올해 4월, 5월,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올린 바 있다. 특히 지난 7월 금통위에선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을 밟았다. 

한은 측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국내외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됐지만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압력과 기대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어 고물가 상황 고착을 막기 위한 정책 대응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경제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주요 선진국의 정책금리 큰 폭 인상 등으로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됐다”며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국제원자재가격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 움직임, 주요국의 경기지표와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내경제는 소비가 회복세를 이어갔지만 주요국의 성장세 약화로 수출이 둔화되는 등 경기 하방위험이 커졌다고 봤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낮아지면서 올해 및 내년 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2.7% 및 2.4%)를 하회하는 2.6% 및 2.1%를 각각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다소 둔화되었으나 농산물 및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6%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3%대 후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대의 높은 수준을 각각 이어갔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낮아질 수 있겠지만 근원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상당기간 5~6%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및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치(4.5% 및 2.9%)를 크게 상회하는 5.2% 및 3.7%로 각각 전망했다. 

금융시장의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 움직임 등에 영향 받아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봤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은 측은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경기의 하방위험이 커지고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지난달 역전됐던 한미 간 금리는 같아졌다. 27일(현지시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 상단을 2.5%까지 올린 바 있다.  

다만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한미간 금리 역전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연준의 긴축 압박에도 추가 빅스텝을 밟은 데는 부담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잇단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한은이 하반기에 1, 2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해 연말께엔 기준금리 3% 수준까지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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