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와 에디슨모터스가 상호간의 매각·인수가 무산된 후 엇갈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쌍용차
쌍용자동차와 에디슨모터스가 상호간의 매각·인수가 무산된 후 엇갈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쌍용차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어쩌면 하나가 될 수도 있었던 쌍용자동차와 에디슨모터스가 극명하게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쌍용차는 KG그룹이란 든든한 새 주인을 맞아 재도약의 희망을 보고 있는 반면, 에디슨모터스는 몰락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다.

◇ 희망 되살린 쌍용차, 절망 빠진 에디슨모터스

지난해 10월,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중대기로에 서서 새 주인 찾기에 돌입했던 쌍용차를 인수할 유력 후보로 중소 전기차 업체가 낙점된 것이다.

하지만 둘은 끝내 하나가 되지 못했다. 올해 초 본계약 체결이 이뤄지기도 했으나, 여러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지난 3월 말 투자계약이 해제되기에 이르렀다. 에디슨모터스 측이 정해진 기한 내에 자금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자,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애초부터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란 지적을 피하지 못한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인수해 테슬라를 뛰어넘는 전기차 회사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나, 자금력과 인수 이후 비전 등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해소되지 않았다.

한편으론 유력한 인수 후보와 피인수기업이 갈등을 빚는 보기 드문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매각대금 조정과 경영 개입, 기술 유출 등을 두고 거듭 충돌을 빚었다.

이 같은 결별 이후 양측의 행보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먼저,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만 쌍용차는 최악의 위기를 딛고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는데 성공했다. 곧장 재매각 절차에 돌입해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은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새롭게 출시한 토레스가 시장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KG그룹은 자금력과 규모 등의 측면에서 에디슨모터스에 비해 훨씬 탄탄한 곳이다. 쌍용차 입장에선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매각 절차 역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에디슨모터스 때와 달리 대체로 매끄러웠다.

반면, 에디슨모터스는 본계약을 해제한 쌍용차를 향해 법적 대응까지 실행에 옮겼지만 끝내 고배를 마셨다. 이후 무리하게 인수를 시도하고 나섰다가 실패한데 따른 후폭풍이 점점 더 커지는 모양새다.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금 조달 통로로 활용하겠다며 인수했던 에디슨EV(옛 쎄미시스코, 현 스마트솔루션즈)는 인수 무산 이후 중대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지난 3월 감사의견 거절 및 사유 해소 확인서 미제출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개선기간을 부여받은데 이어 반기보고서 역시 감사의견 거절을 피하지 못했다. 또한 지난 5월엔 채권자 8명이 파산신청을 제기했다가 철회하는가 하면 사채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기도 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쌍용차 인수 추진을 둘러싸고 주가조작 등의 의혹들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소위 ‘먹튀’ 의혹과 관련해 에디슨모터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뒤 지난 7월 패스트트랙으로 검찰에 사건을 이첩했다. 이후 검찰은 관련 회사들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계당국이 현재까지 확인한 것으로 알려진 정황이 꽤나 구체적인 만큼, 에디슨모터스는 향후 더 큰 파문을 마주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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