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건강이 전신질환 예방효과가 있을지를 놓고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구강은 인체에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음식물 섭취의 첫 관문으로, 인체의 건강한 영양보충을 좌우한다. 구강건강이 나빠졌을 땐 삶의 질을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치주질환 등으로 잇몸 통증, 출혈, 구취 등의 불편을 겪을 수 있으며, 심각할 시 발치가 필요한 상황까지 맞을 수 있다. 이 경우 저작기능 저하로 영양섭취 불균형, 위장장애 등의 불편까지 겪을 수 있다는 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치의학계에선 이러한 문제 뿐 아니라 다양한 ‘전신질환’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학설이 퍼져 있다. 수십 년간 구강질환과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다양한 전신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다수 보고되고 있는 영향이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학계, 병원, 구강관리용품 제조사, 제약사들 사이에선 구강질환과 전신질환의 관계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 구강건강이 ‘전신질환 예방’ 핵심? 

일반인에겐 구강질환과 전신질환과 연관성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학계에선 꽤 오래전부터 연구 및 논쟁 이슈 중 하나였다.

치의학계에선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 ‘병소감염이론(Focal Infection Theory)’이 등장한 후, 구강질환과 전신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왔다. ‘병소감염이론’은 몸 안의 한 부위에서 일어난 감염이나 염증이 전신으로 퍼져 국소적 또는 전신적인 감염이 야기될 수 있다는 이론이다. 해당 이론은 2000년대 치주 세균성 병원체가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밝혀지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학계에서 20년 간 구강질환과 전신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와 논문 발표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뇌졸중, 관상동맥성 심장병 등 심혈관 질환, 당뇨병, 류마티스성 관절염, 비만, 대사성 증후군, 인지장애, 암, 호흡기 질환, 만성신질환 등이 주로 연구 대상이 됐다. 이후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의 질환의 경우 구강질환과 높은 관련성을 보인다는 연구 보고가 이어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국립부곡병원 강진용 치과장은 2018년 구강건강과 전신질환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됐다고 판단된 10개의 전신질환을 선택해 관련 연구 논문들을 토대로 관련성을 분석해보는 임상연구 논문을 내기도 했다. 연구 질환 대상은 심혈관 질환, 당뇨병, 부정적 임신 결과, 류마티스성 관절염, 비만, 대사성 증후군, 인지장애, 암, 호흡기 질환, 만성 신질환 등이었다.

그는 해당 논문을 통해 “연관성의 정도는 미약한 것부터 강하게 드러난 것까지 다양하나 대부분의 전신질환들이 치주질환과 연관성을 지니고 있어 보인다”며 “심혈관 질환, 당뇨, 류마티스성 관절염, 비만, 대사성 증후군, 암(구강암·췌장암)과 치주질환 간의 연관성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됐고 반면 부정적 임신 결과, 인지 장애, 호흡기 질환, 만성 신질환과 치주질환의 연관성은 미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치주치료가 전신질환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선 당뇨에 대한 치주치료를 제외하고는 아직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 “당뇨·심혈관계 질환 등과 상관관계 있어”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을 통해서도 치주질환과 전신질환과의 관련성에 대한 내용이 소개되고 있다. 심혈관질환, 당뇨, 조산 및 저체중아 출산, 류마티스성 관절염, 폐질환, 비만, 골다공증, 치매 등과 관련한 내용이 주요하게 다뤄줬다. 이 중 심혈관질환, 당뇨, 류마티스성 관절염, 폐질환, 골다공증, 치매 등은 관련성이 높다고 봤다.

한지영 한양대 치과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구강질환과 전신질환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는 국내외에서 다수 진행돼왔다”며 “심혈관계 질환과 당뇨는 높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당뇨 환자는 치주질환이 쉽게 생기고 치주질환이 있을 경우, 당뇨 치료가 잘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았다. 2015년엔 일산병원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치주병이 일부 전신질환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당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김영택 교수는 국민건강보험 공단의 빅데이터 중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02만5,340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연구한 결과, 치주병이 뇌경색·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 류마티스관절염, 당뇨, 골다공증, 성기능장애 등의 생활습관병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치주병 보유 시 골다공증 1.21배, 협심증 1.18배 등의 높은 연관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 등이 나왔다. 

◇ 질환 예방 및 치료 효과 놓고 의견 분분…  “연구 데이터 축적돼야”

다만 구강건강관리 및 치료가 전신질환을 예방하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를 놓고는 학계 전문가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질환과의 관련성을 토대로 예방적 관점에서 도움을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예방 효과를 입증하려면 보다 다양한 연구데이터와 실험이 축적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지영 교수는 “어떤 건강에 대한 연구든, 수많은 데이터가 쌓여야 하지만 구강질환이 전신질환과 관련성이 있다는 보고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며 “구강건강 관리를 철저히 함으로써 잇몸건강 뿐 만 아니라 전신건강이 나빠질 수 있는 위험요소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진용 치과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치의학계에선 치주질환과 전신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해 받아들이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까지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치주질환 때문에 전신질환이 생긴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전신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은 다양하다. 그 중 하나로 치주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구강건강이 전신질환을 예방한다고 단정 짓는 것에 대해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 과장은 “구강관리를 잘해서 (전신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적 위험 요인을 한 가지 줄일 수 있다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최종 결론: 절반의 사실 
 

※ 근거자료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https://health.kdca.go.kr/healthinfo/biz/health/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View.do?cntnts_sn=5718)

-한지영 한양대 치과 교수 인터뷰

-국립부곡병원 강진용 치과과장 인터뷰

-구강건강과 전신질환과의 관련성에 대한 고찰 (https://docviewer.nanet.go.kr/reader/vie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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