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인근 호텔업계, 불꽃축제 특수에 투숙료 1.5∼2배 인상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겨’… 호텔업계, 비판에도 아랑곳 않아
‘가격 인상’과 ‘할인율 축소’, 같은 듯 다른 의미… 투숙료 정가 공개 필요성

/ 한화생명
올해 10월 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인근에서 서울세계불꽃축제가 3년 만에 개최된다. / 한화생명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한화그룹이 오는 10월 8일, 3년 만에 서울세계불꽃축제를 개최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여의도 인근 특급호텔이 이날 행사에 숟가락을 얹으며 투숙료를 인상하는 움직임을 보여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다. 사실상 서울세계불꽃축제에 기여하는 것이라고는 없는 호텔업계가 불꽃축제 특수에 투숙료를 올려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하는 셈인데,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서울세계불꽃축제는 화약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한화그룹의 사회공헌활동이면서 문화예술축제다. 별도의 유료 티켓을 판매하지 않고 서울시민을 비롯해 축제 시기 서울을 찾는 국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 가족단위 관광객이나 연인 등 다수의 소비자가 축제 당일 여의도 인근에 운집한다.

특히 올해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개최되는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한화그룹도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불꽃을 통해 위로를 선사하기 위해 불꽃축제를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한화 창립 70주년임과 동시에 한화 창업주인 고(故) 현암(玄岩) 김종희 선대 회장의 탄생 100주년이라는 점에서 한화그룹 차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하지만 호텔업계에서는 이를 상술로 이용해 축제가 열리는 10월 8일 투숙료만 높게 책정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축제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대표적으로 여의도에 위치한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과 콘래드 서울, 그리고 서울 용산역에 위치한 서울드래곤시티(그랜드 머큐어·노보텔 스위트·노보텔·이비스 스타일 용산) 호텔이 있다.

먼저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은 현재, 10월 8일 1박 투숙료를 최소 60만원 이상 수준에 책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지난 4월, 페어몬트 서울의 10월 8일 당시 투숙료를 확인했을 때는 기본 객실인 페어몬트 룸(11∼20층)이 약 39만원, 페어몬트 디럭스 룸(21∼26층)이 약 41만원 등 수준이었으며, 골드라운지 이용 및 조식을 포함한 페어몬트 골드룸은 약 55만원 정도였다. 페어몬트 룸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5배 정도의 가격이 인상된 셈이다.

문제는 페어몬트 서울 건물 자체가 ‘북동-남서’로 긴 사각형 형태로 설계돼 객실의 전망은 ‘북서-남동’ 방면이라는 점이다. 북서편의 객실에서는 창밖으로 더현대 옥상과 파크원 빌딩이 보이며, 반대편인 남동편의 객실은 공사 중인 오피스텔 건물을 마주하고 있어 한강 전망이 제한적이다. 이렇듯 객실에서 불꽃축제 전망을 제대로 누리기도 힘든 구조에도 관광객이 운집한다는 이유로 투숙료를 인상하는 모습이다.

서울드래곤시티가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진행되는 10월 8일 ‘불꽃전망대 패키지’를 판매하고 나섰다. / 서울드래곤시티
서울드래곤시티가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진행되는 10월 8일 ‘불꽃전망대 패키지’를 판매하고 나섰다. / 서울드래곤시티

강북권에서 원효대교 주변으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서울드래곤시티 역시 가격을 인상하긴 마찬가지다. 서울드래곤시티에는 4개의 호텔 브랜드가 모여 있는데, 이 중 가장 저렴한 브랜드인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용산의 경우 일반적으로 주말(토∼일요일) 투숙료는 10∼20만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이비스 용산의 객실 중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주니어스위트 객실 투숙료는 토요일 기준 약 20만∼22만원 내외 수준이다.

그러나 서울드래곤시티 측은 최근 10월 8일∼9일 객실을 ‘스파클링 투나잇 패키지’로만 판매하고 나서면서 이비스 스타일의 객실료를 최소 48만원부터 책정했다. 이 외에 노보텔 및 노보텔 스위트 앰배서더 서울 용산은 불꽃축제 패키지 상품을 각각 54만원, 60만원부터 판매한다.

콘래드 서울은 현재까지 서울세계불꽃축제 당일 온라인 예약을 오픈하지 않았다. 10월 8일 객실료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콘래드 서울은 10월 8일 객실에 대해 추후 가격을 별도로 책정하고 ‘서울세계불꽃축제 패키지’로 예약을 오픈할 방침이다. 사실상 수요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한 후 이에 따라 가격을 평소와는 다르게 인상해 책정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정찰제가 아닌 투숙료의 특성을 이용해 가격을 저울질 하는 모양새다.

콘래드 서울의 경우 앞서 코로나19 이전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진행될 때 객실료를 패키지로 100만원 수준까지 책정하기도 해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올해 서울세계불꽃축제 패키지 상품의 경우 이러한 점도 일부 감안해 가격을 책정할 것으로 보인다. 올초 콘래드 서울의 리버뷰 객실을 예약한 한 소비자는 세금을 포함해 약 47만5,000원 정도에 예약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올해 서울세계불꽃축제 패키지 가격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치솟을지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이처럼 서울 여의도 인근의 일부 호텔이 서울세계불꽃축제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이들 호텔은 해당 날짜의 수익 일부를 기금으로 내놓거나, 봉사활동 등의 지원책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 반면 한화그룹은 서울세계불꽃축제가 끝난 뒤 한화 임직원 봉사단을 구성해 축제 뒤 한강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는 등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하기 위해 노력을 쏟고 있다. 일각에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이유다. 

호텔업계에서는 이러한 가격 인상에 대해 ‘할인율 축소’라고 해명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 해안 지역에 인접한 호텔들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할인율을 조정해 투숙료가 높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5월 대구에서 세계가스총회가 열린 당시에도 대구 지역 호텔들이 일제히 투숙료를 인상해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는데, 당시 대구 지역 호텔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이 아닌 ‘할인율 조정’이라고 해명을 한 바 있다.

‘가격 인상’과 ‘할인율 축소’의 의미는 다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투숙 요금이 인상되는 셈이다. 호텔업계가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는 투숙 요금의 ‘정가’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해당 기사는 2022년 9월 19일 오후 6시 15분경 포털사이트 등으로 최종 출고되었으나, 이후 일부 호텔의 패키지 구성 관련 내용에 오류가 확인돼 2022년 9월 20일 오전 11시 35분경 수정 출고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수정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수정 전)
그러나 서울드래곤시티 측은 최근 10월 8일∼9일 객실을 ‘스파클링 투나잇 패키지’로만 판매하고 나서면서 이비스 스타일의 객실료를 최소 48만원부터 책정했다. 패키지 구성품으로 샴페인을 한 개 제공하고 불꽃축제를 감상할 수 있는 객실을 배정해준다고 하지만 사실상 축제를 빌미로 투숙료를 2배 이상 인상한 셈이다. 이 외에 노보텔 및 노보텔 스위트 앰배서더 서울 용산은 불꽃축제 패키지 상품을 각각 54만원, 60만원부터 판매한다.


▲ (수정 후)
패키지 구성품으로 샴페인을 한 개 제공하고 불꽃축제를 감상할 수 있는 객실을 배정해준다고 하지만 사실상 축제를 빌미로 투숙료를 2배 이상 인상한 셈이다. → 해당 문장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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