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으로 받은 선물 환불 수수료 논란 및 동의의결 과정서 약속한 온라인 생태계 지원사업 검증
박용진 의원, 소비자피해‧우마무스메 사태 등 날선 검증 예고… SNS 통해 추가 의혹 제보 요청

국회 정무위가 남궁훈 카카오 각자 대표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뉴시스
국회 정무위가 남궁훈 카카오 각자 대표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국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플랫폼 기업 카카오의 수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국회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겸 전 이사회의장을 국감 증인으로 소환해 골목상권 침해, 플랫폼 기업의 독점적 시장구조, 문어발식 사업확장 등에 대해 질타한 바 있다.

국회는 올해에도 남궁현‧홍은택 카카오 각자 대표를 각각 국감 증인으로 불러 카카오톡 선물하기 환불 수수료 이슈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국회의 이같은 움직임을 예측했는지 이달 중순경 고객들에게 카카오톡 선물하기 환불 금액을 100%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국감에서 카카오를 상대로 한 국회의 검증 수위가 지난해 보다는 세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정무위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카카오 계열사에서 행해진 불공정거래, 소비자 및 소액주주 피해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예고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28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카카오와 관련된 피해사실 등의 제보를 요청하기도 했다. 

◇ 카톡 선물하기 환불 수수료 및 온라인 생태계 지원 사업 검증

지난 27일 국회 정무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2022년 국정감사 증인 및 참고인 명단’을 의결했다. 

정무위는 내달 7일 열리는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남궁현 대표를 불러 카카오톡 선물하기 유효기간 만료 후 환불 금액과 낙전 수입 이슈에 대해 물어볼 계획이다. 낙전 수입은 정액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기본 제공량을 다 쓰지 못해 발생하는 상품제공자의 부가 수입을 뜻한다.

그간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선물 구매자만 환불 요청시 기간 내 100% 환불을 받을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선물 구매자로부터 선물을 받은 자는 3개월(90일) 이후 환불이 가능하며 이때 10%를 공제한 90%만 현금으로 환불 받을 수 있다. 

때문에 받은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환불을 받으려면 장기간 기다려야 하고 이 과정에서 10%가 공제된 90%만 돌려받아 소비자 편익이 저해된다는 지적이 일었다.

정무위는 남궁현 대표와 함께 증인으로 채택된 홍은택 대표에게는 과거 공정위 동의의결 과정에서 내건 카카오의 온라인 생태계 지원 사업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물어볼 계획이다.

동의의결은 공정위로부터 조사·심의를 받는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 피해 구제 등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안하면 공정위가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히 종결하는 제도다.

정무위 소속 여당측 간사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공정위 동의의결 과정에서 카카오가 약속했던 온라인 생태계 지원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미흡한 부분이나 문제점 등은 있었는 지 등을 검증하려 한다”고 말했다.

야당측 간사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여야 간 합의 하에 남궁현‧홍은택 대표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며 “증인 명단에 나왔듯이 선물하기 수수료 이슈 등을 국감에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를 상대로 한 국감 이슈가 사전에 퍼져 사실과 다르게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두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한 의원 명단은 공개하지 않기로 여야가 결정했다”고 전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올해 국감에서 카카오에 대한 정밀 검증을 예고했다. /뉴시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올해 국감에서 카카오에 대한 정밀 검증을 예고했다. /뉴시스

◇ 카카오, 선물하기 100% 환불 검토

최근 카카오는 내달 열리는 국감에 앞서 쟁점화 될 불씨를 최대한 없애려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톡을 통해 선물을 받았던 고객이 환불을 요청할 경우 그동안 10%를 공제하고 90%만 환급해줬던 정책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환급 방식은 그간 환불 과정에서 공제됐던 10%는 무상포인트로 돌려주거나 결제가액의 100%를 교환권으로 지급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감을 1주일 가량 앞두고 남궁훈 대표가 본인이 앓고 있는 질환을 갑작스레 공개한 점도 의문을 사고 있다. 지난 26일 남궁훈 대표는 SNS를 통해 현재 자신이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을 앓고 있다고 공개했다.

당시 남궁훈 대표는 “3주 전 발가락에 저린 증상이 시작됐고 2주전에는 손가락에도 저린 증상이 나타난데 이어 최근에는 등에도 저린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는 당관리를 실시간으로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서 하고 있고 증상 발현 이후 깜짝 놀라서 다이어트와 당관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알렸다.

이에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이번 국감에서 다뤄질 이슈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또 남궁훈 대표가 국감에 불출석하기 위해 사전에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공개한 것이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남궁훈 대표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며 “다만 국회로부터 현재까지 국감 증인 출석과 관련해 통보 받은 내용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궁훈 대표의 국감 증인 출석 여부는 일정 조율 등을 논의 중이긴 하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남궁훈 대표가 국감 출석을 염두에 두고 본인의 질병 내역을 공개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남궁훈 대표가 자신의 건강 관리 및 현재 상황을 구성원 등과 공유하는 차원에서 SNS에 글을 올린 것일 뿐이고 현재 남궁훈 대표는 투병 중인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카카오 선물하기 환불 수수료 이슈에는 “카카오는 선물을 구입한 분이 취소‧환불할 경우 구입 금액 100%를 전액 돌려주고 있다”며 “단 선물을 받으신 분들이 환불했을 때 10% 공제 후 90%만 환전해주는데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한 가이드에 따른 것”이라며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뒤이어 “그럼에도 현재 선물을 받으신 분들이 환불했을 때 포인트‧교환권 등을 통해 선물 금액의 100%를 돌려 드릴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은택 대표의 국감 증인 출석과 관련해서는 “마찬가지로 국회로부터 홍은택 대표의 국감 출석에 대한 통지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따라서 별다른 입장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 박용진 “소비자‧소액주주 피해, 불공정거래 등 들여다볼 것”

예상과 달리 올해 국감에서도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정무위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삼성전자, 삼성생명, 카카오와 관련해 국민제보를 받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박용진 의원은 글을 통해 “이번 국정감사, 박용진의 관심은 하나”라며 “이재용의 삼성, 김범수의 카카오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삼성과 카카오로서 주주와 소비자, 국민에게 책임을 다하느냐 여부”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힘을 모아달라”며 “삼성생명‧삼성전자‧카카오T‧카카오게임즈‧카카오톡 등 각종 소비자를 향한 불공정 사례, 수백만 개미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회사 측의 행태가 있었다면 기탄없는 제보를 받겠다. 무엇이든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박용진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카카오 내 100여개 계열사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소비자 및 소액주주 피해 이슈, 불공정 거래 등의 사안들을 이번 국감에서 집중적으로 파헤칠 방침”이라며 “여기에 추후 제보받은 의혹‧논란거리를 검증해 국감에서 다룰 예정”이라고 피력했다. 

또한 그는 “카카오 계열사 중 한 곳인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일본 사이즈게임즈 개발 게임)’ 운영 미숙으로 인한 게이머들의 피해사례도 들여다보고 있다”며 “해당 사안 역시 이번 국감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우마무스메’는 올해 2월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끈 육성 게임으로 국내의 경우 지난 6월부터 카카오게임즈가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 내 재화의 지급량이 일본과 한국이 다르고 다운로드가 일정 횟수에 도달할 때 지급하는 쿠폰 사용기한도 일본보다 한국이 더 짧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게임 내 재화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일본의 경우 2주 전 공지를 한 것에 반해 한국의 경우 이벤트 시작 전날 공지를 하면서 여러 게이머들로부터 공분을 샀다.

이같은 문제점이 누적되자 결국 일부 게이머들은 ‘마차 시위’를 위해 모금에 나섰고 지난 8월 29일 판교 카카오게임즈 본사 앞에서는 1차 ‘마차 시위’가 진행됐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