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 후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출근길 약식회견을 시작했다. 이를 '도어스테핑'(door stepping)이라고 한다. 단어 뜻 그대로 취재진이 '문 앞에서 대기'하다가 대통령이 들어오면 현안에 대한 간단한 소회와 질답을 나누는 형태다. 대통령이 자신의 견해를 솔직히 밝힌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대통령의 정무적인 부담이 크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아침마다 취재진 앞에 선다는 것은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또 기사를 읽다보면 '대통령은 오늘 아침 왜 이런 말을 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시사위크>는 대통령의 발언을 정확하게 기록하기 위해, 또 대통령이 아침에 왜 이런 발언을 했는지 독자들에게 좀더 친절하게 설명하기 위해 '굿모닝 프레지던트'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취임 후 50번째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을 가졌다. 윤 대통령이 이날 중점적으로 발언한 것은 전날(6일) 있었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전화 통화였다. 한일 정상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약식회담을 가진 이후 2주 만에 대화를 한 셈인데, 대화의 계기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었다. 

◇ 50회 거치며 많은 변화 겪은 도어스테핑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5월 11일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총 50번의 도어스테핑을 했다. 그간 도어스테핑도 많이 변화했다. 지난 5월 11일 윤 대통령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저에서 출근해 첫 도어스테핑을 가졌다. 당시 윤 대통령은 취재진을 향해 먼저 인사를 건네며 “이제 다 1층에 입주했어요?”라고 물었다.

그리고 출근 소감에 대해 “특별한 소감 없습니다. 일 해야죠”라고 짧게 답했다. 이후 돌아서서 가려다가 장관 인선 추가 질문에 발걸음을 멈추고 대답을 하기도 했다. 출입기자단이 있는 춘추관과 대통령의 공간이 떨어져 있던 청와대 시절에는 출근하는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는 일을 상상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주목을 받았다. 

처음 도어스테핑을 시작할 때만 해도 대통령과 취재진의 ‘즉석 문답’만 있었다. 의욕적으로 시작한 일과였지만 ‘출근길 즉석 문답’이라는 특성 상 대통령과 마주하는 시간은 길지는 않았다. 평균적으로 질문은 3~4개 정도 받았지만, 어떤 날은 7~8개 넘게 질답을 한 적도 있었다. 이때는 당면 현안에 대한 질문에 가감 없이 답하는 모양새었다.

그러나 이렇게 야심차게 시작한 도어스테핑이 항상 좋은 반응만 이끌어냈던 것은 아니었다. 당면 현안에 대한 질문에 가감 없이 답한다는 것은 ‘메시지 사고’를 의미하기도 했다. ‘검사 편향’ 논란엔 “필요하면 또 (기용) 해야죠”라고 답변해 비판을 받았고, 인사 문제 지적에는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을 봤느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다보니 도어스테핑 존폐 여부에 대해서도 많은 말들이 오갔다. 대통령실 내부 뿐 아니라 취재진 사이에서도 ‘도어스테핑이 설마 없어지는 것 아닌가’하는 의견도 나왔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졌을 땐 잠정 중단을 발표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대통령의 일상에서 처음 등장한 ‘루틴’인 만큼 어느 정도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에서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모두발언을 하면 대통령이 현재 어떤 현안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어떤 이야기를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지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모두발언으로 인해 질문이 1개 정도로 줄었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발언도 정제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최근 도어스테핑에서 윤 대통령은 3개 가량의 질문을 받고 집무실로 올라갔다. 지난 4일에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질문 2개와 ‘순방 외교 논란’에 대한 질문 1개를 받았고, 지난 6일에는 ‘윤석열차’ 논란, 한일관계, ‘유병호 문자’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날 역시 국민의힘 내부 상황, 9·19 군사합의 파기 여부,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 답했다. 다만 첫 질문에는 ‘당무 사항’ 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약 5개월이 되는 현재, 일단 도어스테핑은 유지되고 있다. 도어스테핑의 주체인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이미 시작한 일을 멈출 명분도 부족했다. 다소 논란은 있었지만 ‘최고 권력자’ 대통령이 아침마다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일은 우리 헌정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다만 대통령이 주목을 받게 되면서 정부 부처의 주목도가 떨어지는 점이 아쉽다는 지적은 새겨들을 만 하다.  

◇ 50번째 도어스테핑 서두에 ‘기시다 통화’ 언급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 모두발언 첫 주제로 기시다 총리와의 통화를 꼽았다. 한일관계 복원을 강조하던 윤 대통령으로서는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만난 지 2주 만에 다시 대화를 나눈 것에 의미를 두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한미일 3국이 긴밀한 안보 협력 체제를 구축해 아주 굳건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하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전날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해 논의를 했으며, 북한의 도발에 엄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일 양국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가 (일본) 의회에서 ‘(한국은) 다양한 국제 현안에 대해서 함께 협력해야 될 파트너’라고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서도 같은 내용의 생각을 서로 공유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일관계가 빠른 시일 내 과거와 같이 좋았던 시절로 되돌아가서 기업과 국민들의 교류가 원활해지면 양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는 데 대해서도 생각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일 중·참 양원 본회의에서 소신표명 연설에서 한국과의 관계 설정에 관해 “수교 이래 구축해 온 우호협력관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한일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고 더욱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으며, 한국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올해 1월 연설에서 ‘한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한 데 비해 다소 진전된 입장이다. 윤 대통령이 이날 ‘함께 협력해야 될 파트너’라고 언급한 것은 기시다 총리의 지난 3일 연설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 윤 대통령은 전날 도어스테핑에서도 기시다 총리의 연설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또 윤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9·19 남북군사합의를 폐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북핵 대응 문제에 있어 한미일 3개국이 외교부와 국가안보실 등 다양한 채널을 가동해 방안을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고 있다”면서도 “(폐기 여부에 대해) 미리 말하는 건 어렵다”고 대답했다. 

다음은 윤 대통령 출근길 약식회견 전문이다. 

2022년 10월 7일, 오전 8시 49분
장소 : 용산 대통령실 청사 로비

<모두발언>

오늘 출근하면서 보니까 날이 좀 쌀쌀해졌습니다. 우리 기자 여러분도 환절기에 건강 잘 챙기십쇼. 

어제 오후에는 기시다 총리하고 북한 탄도미사일 관련해서 좀 통화를 나눴고요. 하여튼 이 북한의 이 핵도발, 미사일 도발에 대해선 한미일 3국의 긴밀한 안보 협력 체제를 구축해서 아주 굳건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하는데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그리고 뿐만 아니라 기시다 총리가 의회에서 (한국은) 다양한 국제 현안에 대해서 함께 협력해야 될 파트너라고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서도 같은 내용의 생각을 서로 공유를 하고 한일관계가 빠른 시일내 과거와 같이 좋았던 시절로 되돌아 가서 기업과 국민들의 교류가 원활해지면 양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는 데 대해서도 생각을 같이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민생경제비상대책회의(비상경제민생회의) 관계 장관들과 여러가지 다양한 리스크 점검을 하기로 했습니다. 조금 이따가부터 시작할 건데 얼마전에 거시상황점검회의 했고 기업 재무 기획을 담당하는 분들 모시고 여러가지 얘기를 들었고 오늘은 관계부처들이 이런 경제의 불안전성에 대해서 어떤식으로 대책을 수립해서 대응해 나가는지 조목조목 좀 점검해볼 생각입니다.

<질의응답>

Q. 여당 내분에 마음 고생 좀 심하셨을거 같은데 정진석 비대위가 정당성 얻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 소감 궁금하고요, 대선 활동 같이한 이준석 대표가 추가 징계 받은데 대해서도 소감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A. 글쎄 뭐 다른 질문을 좀 해주시죠. 제가 당무 사항에 대해선 답변한 적이 없잖습니까.

Q.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면 대응방안으로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까지 고려하시나요.

A. 하여튼 안보 북핵 대응을 해나가는 안보협력 3개국이 외교부 또 안보실 이런 다양한 채널들을 가동해서 거기에 대한 대응 방안을 아주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긴 좀 어려울 거 같습니다. 네.

Q. 대선공약이었던 여가부 폐지는 국회에서 야당 협조 필요한데요 통과 가능성 어떻게 보시는지.

A. 글쎄 뭐 국회 상황에 대해서 제가 예측하는 것은 쉬운일은 아닌데. 여가부 폐지라고 하는 건 여성 그 담에 가족 또 아동 또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보호를 더 강화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고. 이 소위 말해서 어떤 그 권력 남용에 의한 이런 그 성비위 문제에 대해서도 피해호소인이라고 하는 그런 시각에서 완전히 탈피하자, 그리고 여성에 대한 보호를 더 강화할 것입니다. 네. 자.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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