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인 노소영 씨. 
[시사위크 = 이미정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보유하고 있던 ㈜SK 지분 전량을 매각한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을 두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그룹 지주사의 주식을 한꺼번에 매각한데다 매각 사실 또한 뒤늦게 공시해서다.

◇ 최태원 SK 회장 재판 중 
    지주사 지분 전량 매각

특히 남편인 최 회장이 횡령 혐의로 구속된 시점에서 지주사의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는 점은 다양한 해석을 낳게 하고 있다. 일각에선 두 사람의 관계에 ‘이상신호’가 생긴 것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오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노소영 관장은 지난 4월 18일 보유 중이던 ㈜SK 주식 전량인 1만9,054주(0.04%)를 장내 매도했다. 처분 단가는 주당 14만6,327원으로 지분 매각으로 거둬들인 돈은 약 27억8,800만원에 이른다. 

노 관장이 매각한 지분은 경영권에선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 노 관장의 주식 매각으로 최태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SK 지분율은 31.89%에서 31.84%로 감소했을 뿐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민감한 시점에 지주사의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는 점에서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노 관장이 지분을 매각한 시점은 최태원 회장의 지난 4월 8일 첫 항소심 공판이 있은지 얼마지 않은 때다. 최 회장은 회삿돈 46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모두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현재 법정구속된 상태다.

일각에선 두 사람의 관계에 이상신호가 생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피어오르고 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지난해 ‘이혼설’에 시달린 바 있다. 지난해 6월 한 언론이 “최 회장이 노 관장과 이혼 결심을 굳혔고, 두 사람은 2011년 9월부터 별거 상태였다”는 보도하면서 불거진 ‘이혼설’은 한동안 재계를 시끄럽게 했다. 당시 이 언론은 “최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노 관장과의 관계가 악화됐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최 회장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이혼설’을 부인하고, 노 관장이 지난 4월 최 회장의 첫 항소심 시작 이후 꾸준히 공판에 참석하면서 루머는 수그러드는 모습을 보였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그런데 이번에 뒤늦게 노 관장의 지분 전량 매각 사실이 전해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다시금 의문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 관장이 최 회장과 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 관장은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유학시절 최 회장을 만나 지난 1988년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의 결합은 대통령의 딸과 재벌가 아들의 결혼이라는 점에서 단연 화제거리였다.

노 관장은 1997년 최 회장의 어머니인 고 박계희 여사가 운영하던 워키힐 미술관을 맡으며 미술계에 입문했다. 2002년 12월 SK사옥에 아트센터 나비를 개관해 현재 관장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지분 매각은 개인적인 사정으로만 알고 있을 뿐, 자세한 내막은 알지 못한다”며 “오너 일가의 사생활 부분 역시 알고 있는 부분은 없다”고 답했다.

한편 노 관장의 공시 위반 여부도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통상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지분 변동에 대해 즉시 공시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뒤늦게 8개월이나 지나 공시해 금융감독원은 법규 위반 여부를 따져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노 관장이 특수관계인이지만 지분율이 1% 미만이어서 관련 사항을 세세하게 파악해봐야 공시 규정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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