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약속.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상영관 수 축소’와 ‘보도금지령’ 등의 의혹으로 개봉 전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삼성 백혈병 피해자를 다룬 이 영화에 득이 될지 해가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또 하나의 약속’은 잘 알려진 대로 여러 난관을 헤치며 완성됐다. 제작비는 시민들의 모금으로 충당했고, 주연 배우가 ‘외압 의혹’ 속에 교체되기도 했다. 삼성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숨진 고(故) 황규미 씨와 그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많은 사람이 힘을 보태 만들어진 영화는 개봉을 앞두고 또 다시 여러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역시 개봉관 수다. ‘또 하나의 약속’이 예매율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상영관을 배분받았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그리고 그 논란의 한 가운데에는 메이저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롯데시네마가 자리하고 있다.

롯데시네마에서 ‘또 하나의 약속’를 예매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상영관 자체가 워낙 적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오직 종로에서만 상영한다. 전국에 있는 롯데시네마 영화관 중 ‘또 하나의 약속’을 상영하는 극장은 단 10개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롯데시네마 측은 자체적인 시스템에 의해 상영관을 배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의혹을 가라앉히기에 턱없이 부족한 해명으로 보인다.

5일 영화진흥위원회의 ‘실시간 예매율’ 현황에 따르면 ‘또 하나의 약속’의 예매율은 6.8%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앞서는 것은 ‘겨울왕국’(41.7%·1위)과 ‘수상한 그녀(23%·2위)’ 뿐이다.

특히 예매율이 ‘또 하나의 약속’의 절반 수준인 ‘프랑켄슈타인:불멸의 영웅’은 전국 대부분의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다른 대부분의 영화들도 ‘또 하나의 약속’보다 예매율이 떨어짐에도 훨씬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고 있다.

또 다른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메가박스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계속된 의혹 제기에 현재 상영관 수를 확대한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외압설’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영화에 불편함을 느낀 세력이 상영관을 축소하도록 압력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 각 영화관들은 극구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의혹은 지난해 9월 개봉했던 ‘천안함 프로젝트’의 상황과 비슷하다. 당시 롯데시네마와 CGV는 아예 영화를 상영하지 않았고, 메가박스는 개봉 사흘 만에 상영 중단 결정을 내렸다. 당시 메가박스는 일부 보수단체의 협박으로 관객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것을 이유로 내세운 바 있다.

 ▲또 하나의 약속.
이러한 ‘상영관 수 외압 의혹’과 더불어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이른바 ‘방송금지령’이다. ‘또 하나의 약속’ 배급사 OAL측은 5일 한 매체를 통해 “일부 지상파 방송국에서 ‘또 하나의 약속’ 보도 금지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영화 소개 프로그램과 코너에서 ‘또 하나의 약속’만 쏙 빠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악재 속에 ‘또 하나의 약속’에 대한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논란과 의혹이 오히려 영화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또 하나의 약속’이 ‘변호인’의 뒤를 이어 흥행 돌풍을 일으킬지, ‘천안함 프로젝트’처럼 숱한 의혹을 남기며 관객들과 이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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