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시사위크 = 이미정 기자] 영풍그룹 비상장 계열사인 영풍개발이 실적부진에도 ‘고배당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영풍개발은 매년 높은 배당을 통해 부를 증식시켜 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 

◇ 적자전환에도 고배당

영풍개발의 2013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전년 대비 25% 줄어든 매출 28억원을 거뒀고, 5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순이익은 35% 감소한 14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이 악화됐지만 배당 성향은 더 높아졌다. 영풍개발은 액면가 5,000원의 840%인 주당 4만2,0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평년 수준보다 40% 증가한 금액이다. 이에 따라 영풍의 오너 일가 개개인은 수천만원 이상의 배당 이익을 챙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개발은 지난 1989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돼 영풍그룹 오너일가의 영향력 아래 있는 회사다.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은 1993년부터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작년 기준 주요 주주들을 보면, 장형진 영진그룹 회장의 자녀인 장세준, 세환, 혜선 씨가 각각 11% 씩 총 33%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또한 영풍그룹 공동창업주인 고려아연 최창영 명예회장과 최창근, 최창규 씨 등이 각각 6.6% 씩 총 19.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영풍개발의 최대주주는 34%의 지분을 보유한 영풍문고다. 

◇'오너일가 호주머니 채워주기' 논란

영풍문고의 주요 주주는 영풍(34%), 장형진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66%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너일가의 지배권 아래에 있는 회사인 셈이다.

영풍개발의 고배당 논란은 그전에도 있어왔다. 영풍개발은 매년 높은 배당을 통해 오너일가의 배를 채워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영풍개발의 최근 10년간 배당 현황을 살펴보면, 매년(2012년 제외) 주당 3만원의 배당금을 책정했다. 이에 장 회장 자녀들은 9년 동안 각각 2억9,700만원의 배당 수익을 올렸고, 최 회장 측은 1억7,800만원을 챙겼다. 설립 출자 금액(5,000만원)과 비교할 때 54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둔 것이다.

이런 고배당이 가능했던 것은 높은 ‘내부거래’와 영풍의 지분 보유의 영향이 컸다. 영풍개발 전체 매출 중 90% 이상을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거두고 있다. 그 중 지주사인 영풍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가장 높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의 감사보고서에 따른 영풍과의 총 거래금액을 살펴보면 영풍개발의 5년간 총 매출액 497억원 중 457억원이 영풍과의 거래에서 나왔다.

또한 영풍의 지분 14.17%를 갖고 있는 영풍개발은 매년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배당금을 가져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매출이 38억원으로 추락한 와중에도 순익은 전년대비 10억원 가까이 늘어난 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영풍으로부터 22억원이라는 거액의 배당금 수입을 챙겼기 때문이다. 

여기에 영풍개발은 ‘영풍→영풍문고→영풍개발→영풍’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한편 고배당 논란에 대해 영풍 측은 “오해”라는 입장이다. 영풍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사실 영풍개발이 계열사로부터 거둔 이익 대부분은 영풍에 대한 배당 수익”이라며 “통상 이야기하는 일감몰아주기와는 다르다. 건물관리에 따른 매출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배당 수익이라고 해봐야 큰 액수도 아니지 않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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