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김한길(왼쪽), 안철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공동대표로 추천받은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시사위크=박태진 기자] 의석수 130석을 가진 거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26일 공식 출범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서울 잠실 올림픽 공원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김한길 안철수 의원을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내년 3월 전당대회 전까지 1년 동안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동수로 구성한 최고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날 출범한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동안 야당이 보여줬던 진보성향에서 한발 후퇴하는 경향을 보였다. 창당대회에 앞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천안함 용사 4주기 추모식에도 참석했다. 과거보다 안보에 더 치중하면서 보수의 색채를 가미하겠다는 의도다.

◇ 지방선거용 거대 야당의 실험

비록 새정치민주연합이 과거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공동신당이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안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과정에서 “100년이 갈 정당”이라고 밝혔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1년을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그 첫 번째 분수령이 6·4 지방선거다. 지방선거 결과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운명 뿐 아니라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의 운명을 좌우할 공산이 크다.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수도권 등에서 선전할 경우, 차기 대선까지 별 탈없이 굴러갈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패배했을 경우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역기반인 호남의 승패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호남에서 새누리당 광역단체장 후보가 당선될 리 만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도권을 비롯한 충청권과 강원도의 승패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공식 출범한 26일에 공개된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는 암울하기까지 하다. 특히 CBS가 여론조사기관 ‘포커스컴퍼니’에 의뢰해 실시한 수도권 광역단체장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 광역단체장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을 모두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각종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은 20%대로 내려앉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선언이 있는 직후 30% 대에 머물던 지지율에 비하면 오히려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새정치’를 기치로 새정치민주연합이 공식 출범했지만, 앞날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 26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용사 4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황우여(왼쪽부터) 새누리당 대표, 안철수,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위원장이 묵념을 하고 있다.
◇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총공세 예고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식 출범을 바라보는 새누리당의 마음은 그리 좋지 않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야권이 똘똘 뭉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어 그렇다.

이같은 심정은 26일 새누리당 대변인의 논평을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이날 현안관련 브리핑을 통해 “‘100년 아파트’는 ‘가족도 입주 거부하는 부실 아파트”라며 총공세를 펼쳤다.

그는 “130석 거대야당으로 새누리당의 정치파트너로 등장한데 대해서는 덕담부터 건네는 게 기본예의겠으나 왠지 머뭇거려지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이름까지 새정치를 넣고 끊임없이 새정치를 외쳐대지만 정작 행동으로는 보여주지 못한데 대한 실망감과 허탈함 때문”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안철수 공동대표는 ‘100년 갈 정당’을 건설하겠다고 과욕을 부리기도 했다”며 “그러나 정작 ‘100년 살 아파트’는커녕 가족들이 입주마저 거부하는 ‘부실 아파트’로 전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부실 아파트’에는 서로 지향하는 바가 다른 세 가족이 곁눈질을 하며 살 수밖에 없는 시한부 동거에 불과할 뿐”이라며 “그 종말을 국민과 함께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철수계, 김한길계, 문재인계로 구성된 새정치민주연합을 ‘부실 아파트’에 비유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계파갈등과 지방선거의 난관을 뚫고 100년이 갈 거대 야당이 될지는 더 지켜보아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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