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양옆을 지키고 있는 '2인자' 최룡해(사진에서 왼쪽)와 군부 새 실세로 떠오르고 있는 장정남. / 출처=노동신문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최룡해가 북한의 명실상부한 2인자 자리를 굳혔다. 김정은 체제 들어 처음으로 구성된 제13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에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이름을 올린 것. 처형된 장성택의 빈자리를 꿰찼다. 이로써 최룡해는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국방위 부위원장까지 군‧당‧정 3대 핵심 권력 기관의 요직을 두로 차지하게 됐다.

최룡해가 부각되는 데는 부모의 영향이 적지 않다. 그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백두혈통’ 다음가는 ‘항일빨치산 혈통’의 선두주자다. 아버지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은 일제감점기 중국의 동북항일연군에서 빨치산 지휘관으로 활동한 ‘혁명 1세’다. 김일성 주석과도 막역한 사이였다. 1933년 김일성 주석을 처음 만난 이후 일생동안 충성을 받쳤다. 북한 내부에서 “일편단심 당과 수령을 무장으로 만든 혁명 전사”라고 칭송받는 이유다.

어머니 김철호도 빨치산 출신이다. 김 주석의 부인인 김정숙과 같이 빨치산 여전사로 활동했다. 이에 따라 북한 전문가들은 최룡해가 군과 관련된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민군 총정치국장이라는 군보 최요직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최룡해가 2인자 자리에 올랐지만 장성택과는 다른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사실상 1인자’, ‘섭정왕’ 등으로 불리다 하루아침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장성택의 몰락 과정을 지켜봤던 만큼 김정은 국방위원장을 거스르는 일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을 위협할 인물 역시 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다수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을 통해 “최룡해는 명령에 복종하는 이른바 ‘예스맨’ 유형”이라면서 “자신의 지위 보전에 신경 쓰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성윤 미 터프츠대학 교수도 RFA에 “최룡해의 2인자 지위는 김정은이 만든 것”이라면서 “감히 김정은에게 도전을 한다거나 부담이 되는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회 인사 개편으로 권력공고화에 나섰다. 최룡해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된데 이어 장정남 인민무력부장과 조춘룡이 국방위 위원으로 처음 진입했다. 특히 지난해 4월 인민무력부장에 오른 장정남은 김정은 체제 들어 새로운 군부 실세로 자리매김에 성공한 인물로 평가된다. 새로운 관심 인물로 떠오른 조춘룡은 군수경제를 책임지는 제2경제위원장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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