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노조는 30일 조합원 3,200명을 상대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시사위크 = 이미정 기자] 한국씨티은행(행장 하영구)이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30일 조합원 3,200명을 상대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찬반 투표 결과는 이날 저녁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진 ‘파업 찬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씨티은행 직원의 노조 가입률은 82.9%에 이른다. 

노조는 찬성 결과가 나오면 즉각 3단계의 태업과 부분 파업을 거쳐 전면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1단계는 점포ㆍ부서별 릴레이 휴가, 내부 보고서 작성 거부, 판촉 활동 중단, 씨티그룹 본사와의 콘퍼런스콜(전화회의) 거부, 영어사용 전면 거부 등이다. 2단계는 예ㆍ적금, 카드, 펀드, 보험 등 신규 상품의 판매를 거부하는 조치다. 이후 부분 파업 또는 영업점별 순회 파업 등의 3단계를 거쳐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씨티은행의 노사 갈등은 사측이 190개 지점 가운데 56개(29.5%)를 없애기로 하면서 촉발됐다. 점포 폐쇄로 650명의 직원이 구조조정 될 것이란 예상되면서 노조는 ‘점포 통폐합’ 조치에 반발해왔다. 이후 사측과의 임단협이 결렬되면서 노조는 지난 10일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씨티은행은 파업이 예고됨에 따라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비노조원이나 퇴직자 등을 활용한 대체 인력 투입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노조가 태업이나 파업에 들어갈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방침도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은행 파업은 2011년 SC은행 이후 처음이다. 씨티은행에선 10년 전인 2004년 씨티그룹이 현재 씨티은행의 전신인 한미은행을 흡수하는 데 반대해 파업이 벌어진 바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