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민주연합 금태섭 대변인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7·30 재보선 서울 동작을 선거구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사위크=박태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궐선거 서울 동작을 후보 공천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당권파에서는 금태섭 대변인을 전략공천할 기세고, 비당권파에서는 전략공천에 반대하며 성명을 발표했다.

오영식·박지원·유대운·최규성·최재성 등 구 민주당 출신 의원 31명은 서울 동작을 전략공천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적합도나 경쟁력에 있어 현격한 차이가 없는 한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에게 출마의 기회를 부여해 줄 것을 정중히 요구한다”며 “다선 중진급을 전략공천하는 등의 접근은 지역 민심이나 당심, 민주적 원칙에도 부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실상 금태섭 대변인의 전략공천을 반대한 것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은 서울 동작을에 금태섭 대변인을 전략공천할 경우, 6·4 지방선거 때 윤장현 광주시장을 후보로 전략공천한 것과 같은 꼴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윤 시장을 광주시장 후보로 전략공천함으로써 정치적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당시 새정치연합의 정치적 근거지인 광주의 민심이 출렁거려 안 대표는 지방선거 기간 동안 광주유세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측근인 윤 시장을 전략공천했는데도 불구하고 낙선할 경우 정치적 충격을 안 대표가 그대로 흡수할 수밖에 없어 윤 시장의 당선을 위해 전력을 기울였다.

세월호 참사로 새정치연합의 우세를 점쳤지만, 6·4 지방선거 결과는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다. 새정치연합이 예상을 뒤엎은 결과를 얻는 데는 안 대표의 발이 광주에 묶여있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왔다.

서울 동작을에 전략공천 대상자로 거론되는 금태섭 대변인은 안철수 공동대표의 핵심 측근 중의 한명이다. 안 대표가 정계에 입문하면서부터 금 대변인은 ‘안철수의 입’ 역할을 해 왔다. 안 대표가 무리해서 금 대변인을 서울 동작을에 전략공천할 경우, 6·4 지방선거에서 윤장현 시장을 후보로 공천한 것처럼 동작을에 안 대표의 발목이 묶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안 대표는 ‘새 정치’를 표방하며 정계에 입문한 사람이다. 기존의 낡은 정치를 혁파하고 새로운 정치를 여의도 국회에 심겠다는 게 그가 정치에 입문하면서 밝힌 포부다. 하지만 기존의 정치인들이 했던 것처럼 ‘자기사람’을 심기 위해 ‘전략공천’을 강행한다면 그도 기존의 정치인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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