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5일 만에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 3일 새정치민주연합의 7·30 재보선 서울 동작을 후보로 전략공천됐지만 공식적인 입장 표명과 수락 여부를 유보해 왔던 터. 동작을 지역은 20년 지기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출마를 위해 준비해왔던 곳이고, 자신은 이미 광주 광산을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기 전 정무부시장이 장고 끝에 내린 결론은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 수용이다. 그는 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아오면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이 큰 용기라고 생각했지만 여기서 멈춘다면 스스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7.30 재보궐 선거가 갖는 엄중함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출마 결심을 밝혔다.

이어 기 전 정무부시장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 고 있다. 백척간두진일보의 심정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면서 “김대중, 노무현, 김근태 정신을 이어받아 이 선거에서 기필코 승리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 전 부시장은 “제 결정으로 인한 그 어떤 호된 비판도 피하지 않게 맞겠다. 20년 지기인 허동준 후보에게는 평생의 빚을 지게 됐다. 끝까지 노력해서 반드시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면서 “금태섭 변호사에게도 존경의 인사를 전한다. 강희용 전 시의원, 권정 변호사, 서영갑 전 시의원, 장진영 변호사께도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 전 정무부시장의 기자회견은 10분 만에 아수라장으로 끝났다. 허 전 지역위원장의 갑작스런 출현 때문이다. 허 전 지역위원장은 기 전 정무부시장의 마이크를 빼앗아 “이런 패륜적 행동을 만든 김한길·안철수는 사퇴해야 한다. 이런 패륜적 행동을 용인한단 말이냐. 왜 기동민이 책임져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기 전 정무부시장은 조용히 기자회견장 뒷문으로 빠져나갔다. 기 전 부시장은 ‘허 전 지역위원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참을 뜸들이다 “그 마음은 이해한다. 미안한 마음”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기 전 정무부시장은 전략공천 수용을 번복할 생각이 없다. 그는 “14년간 지역에서 헌신해 온 사람의 절규를 이해한다”면서도 “이 길을 갈 수 밖에 없는 저의 생각도 있다. 큰 길에서 하나 되어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뒤 국회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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