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 = 이미정 기자]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회장 서영필)가 ‘이랜드 피인수설’로 곤욕을 치렀다.

적극적으로 “사실무근”이라고 펄쩍 뛰면서 ‘피인수설’은 수그러들고 있지만, 에이블씨엔씨는 이번 ‘피인수설’로 침체된 실적 상황이 다시 부각되면서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이번 ‘피인수설’은 23일 한 매체가 “이랜드그룹이 최근 삼일PwC에 에이블씨엔씨의 대한 실사를 의뢰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이 매체는 “이번 실사는 에이블씨엔씨의 의사와 별개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화장품사업 진출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이 소식은 곧바로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에이블씨엔씨의 주가는 이날 장중 한 때 급등세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양측이 적극적으로 ‘인수설’을 부인하면서 상승폭은 수그러들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어디서 그런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에이블씨엔씨를 비롯해 어떤 화장품 업체의 인수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랜드가 화장품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업계의 시선에 대해서도 일부 오해가 있다고 전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당시 박 부회장님은 화장품업종은 진출 계획은 없느냐고 질문을 받고 ‘좋은 회사가 있으면 인수를 할 수도 있다’고 가볍게 말씀을 하신 것”이라며 “그 말이 곧 화장품 업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에이블씨엔씨 또한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기업 실사는 기업 간 협의 끝에 진행하는 것인데, 본 회사는 매각과 관련해 어떤 논의도 진행한 적이 없다”며 “매각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피인수설’에 미샤 침체된 실적 재부각    

에이블씨엔씨는 이번 이슈에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가뜩이나 부진한 실적에 위상이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기업의 불확실성이 더욱 부각됐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국내 최초의 화장품 브랜드숍인 ‘미샤’를 런칭한 에이블씨엔씨는 10여 년간 승승장구를 했지만, 2010년 들어 경쟁심화 등으로 예전만 못한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샤는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2012년 대비 70% 이상 급감하는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올 1분기 39억3,700만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해 전년대비 적자 전환했다. 화장품 브랜드숍 업계 순위(매출기준)도 3위로 추락했다. 영업 악화가 지속되면서 회사가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번 피인수설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지금의 미샤를 일군 서영필 회장이 실적이 예전만 못하다는 이유로 회사를 매물로 내놓는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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