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27일째 칩거를 이어가자 그의 신변이상설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다음달 10일에 열릴 노동당 창건일에 모습을 드러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사진출처=노동신문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칩거 27일째.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지난 3일 모란봉악단의 신곡 음악회 관람을 끝으로 30일 현재까지 모습을 감추면서 그의 신변이상설이 확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집권 이후 4차례 진행된 최고인민회의에 모두 참석한 것과 달리 지난 25일에 열린 제13기 최고인민회의 2차 회의에도 불참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녹화 영상을 방영하기 2시간 전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편집한 ‘인민을 위한 영도의 나날에’라는 제목의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주목할 부분은 내레이션이다. 지난달 남포시 처리마타일공장을 현지지도한 김 위원장이 다리를 저는 모습을 방영하면서 “불편하신 몸이시건만 인민을 위한 영도의 길을 불같이 이어가시는 우리 원수님”이라고 언급된 것. 사실상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있음을 시인한 셈이다.

◇ 발목 관절 수술설… 비만·통풍 탓에 다리 불편

김 위원장이 다리에 이상이 생긴 것은 두 달 전부터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김일성 20주기 추모를 위해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을 때 다리를 저는 모습이 카메라에 처음 포착된 것. 때문에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불참 배경에 대해 ‘최근 양쪽 발목 관절 수술을 받은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김 위원장이 다리를 저는 이유는 비만과 통풍으로 분석됐다. 특히 통풍은 김일성 주석 때부터 내려온 집안 내력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고요산혈증, 비만, 당뇨, 고혈압 등을 동반한 통풍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와 관련, 미국 국무부는 29일(현지시간) “논평할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우리 정부 역시 “아직 정확하게 확인된 것은 없다”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위원장이 건강 문제를 공개 시인한 것은 역으로 이상이 없다는 뜻 아니겠느냐”는 게 정부의 관측이다. 나아가 김 위원장이 리수용 외무상을 통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전달한 것도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방책으로 해석됐다.

◇ 친위대 습격설… 조명록 사망으로 ‘사실무근’

이와 무관하게 중국 인터넷상에선 ‘친위대 습격설’이 나돌고 있다. 김 위원장이 관저에서 친위대의 습격을 받았다는 것. 정변은 주인공은 조명록 전 인민군 총정치국장으로 지목됐다. 정변의 목적은 김씨 일가의 봉건제도 종식과 핵무기 포기로 알려졌다. 소문의 연장선에서 홍콩 동방일보는 29일자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그의 측근이자 2인자로 알려진 황병서에 의해 연금됐다는 소문이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태가 커지자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같은 날 ‘북한 정변이라는 가짜 뉴스를 날조하면 재미있느냐’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강조했다. 조명록은 이미 2010년 심장병으로 사망한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우리 정보당국 관계자도 북한의 정변 징후는 포착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현재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을 비롯해 신변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나오는 만큼 그의 다음 공식행보 시점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추측성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선 김 위원장이 직접 등장해야하기 때문. 가장 빠른 날은 다음달 10일에 열릴 노동당 창건일이다. 이날 김 위원장이 칩거를 마치고 모습을 드러낼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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