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선숙 전 민주통합당 의원, 김성식 전 한나라당 의원, 유민영 전 대변인, 금태섭 변호사,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법륜 스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사진에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등은 당초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불렸으나 현재 소원해졌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실패한 것은 비단 ‘새정치’ 뿐만이 아니다. 계파정치 청산의 일환으로 기득권 포기를 주장했던 그는 결국 자기 사람마저 잃었다. 단순히 ‘자리’ 하나 챙겨주지 못해서가 아니다. 안 전 대표의 멘토들은 역량 부족을 지적했고, 참모진들은 실망감을 토로했다. 사실상 ‘안철수 바람’이 빠지기 시작한 셈. 이 같은 현상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안 전 대표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 송호창·박인복·이태규 외 참모진 전무

현재 안 전 대표의 곁에 남은 ‘안철수계’ 핵심 인사는 세 사람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바로 새정치민주연합의 송호창 의원과 박인복 홍보위원장, 이태규 당무혁신실장이다. 이들은 2012년 대선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 전 후보의 진심캠프에서 요직을 맡아 힘을 모았다. 송 의원은 공동본부장으로 캠프에 합류했고, 박 위원장과 이 실장은 캠프에서 각각 민원실장과 미래기획실장을 맡은 바 있다. 이들을 제외한 다른 인사들은 캠프 해산에 이어 안철수 신당 창당이 무산되면서 정치판을 떠났다.

특히 송 의원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했던 박선숙 전 민주통합당 의원과 김성식 전 한나라당 의원은 언론의 접촉마저도 부담을 나타냈다. 박 전 의원은 “앞으로도 공식적인 활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고, 김 전 의원은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활동 계획이 아직 없다. 지금은 책임 있게 말씀드릴 상황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취재 결과, 박 전 의원은 중부대 교양학과 초빙교수 자격으로 월요일마다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특별한 활동 대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소통의 끈을 이어갔다.

▲ 현재 안철수 전 대표의 곁에 남은 핵심 인사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송호창 의원과 박인복 홍보위원장, 이태규 당무혁신실장 등 세 사람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측근들과 소원해진 안 전 대표의 세력 확장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본부장 3인방에 이어 핵심 참모였던 유민영 대변인, 금태섭 상황실장, 강인철 법률지원단장, 조광희 비서실장도 여의도와 거리를 두고 있다. 대선 캠프 출범 이전부터 일찌감치 안 전 대표의 ‘입’ 역할을 맡았던 유 대변인은 캠프 해산 이후 위기전략컨설팅 회사를 차리고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돌아갔다. “생각했던 상황과 다르다”는 게 이유다.

이와 함께 안 전 대표의 정치사에서 개국공신과 다름없는 금 상황실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대변인으로 활약했으나 7·30재보선을 앞두고 대변인직을 던졌다. 서울 동작을 공천 탈락의 충격이 컸다는 게 당 안팎의 설명이다. 본업인 변호사로 돌아간 금 상황실장은 “안 전 대표와 연락을 안 하고 있다. 당분간 만날 계획도 없다”며 사실상 결별을 선언했다.

금 상황실장과 함께 변호사 그룹을 형성했던 강 법률지원단장과 조 비서실장도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 다만, 조 비서실장이 7·30재보선 당시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안 전 대표의 몫으로 참여하면서 당내 영향력을 가진 측근으로 해석됐지만, ‘금배지’가 없는 이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게 당 안팎의 공통된 생각이다.

◇ “멘토만 300명이라더니…” 모두 어디에?

안 전 대표의 멘토 4인방으로 불렸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최장집·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 법륜 스님 가운데 안 전 대표의 곁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최상용 교수가 유일하다. 최 교수는 현재 안 전 대표의 후원회장으로 알려졌다. 그가 안 전 대표에 대해 “중용의 적임자”로 평가한 것과 달리 다른 세 사람은 입을 닫거나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가장 먼저 안 전 대표에게 등을 돌린 윤 전 장관은 “명분도 실리도 없다”고 말했고, 최장집 교수는 “역량이 모자라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울러 최장집 교수의 바통을 이어 안 전 대표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정책 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을 맡았던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도 최근 이사장직을 사퇴했다. 앞서 최 교수는 내일의 초대 이사장을 맡았으나 불과 3개월만인 지난해 8월 사퇴했다. 이를 두고 안 전 대표는 “최 교수가 이사장직을 맡은 이후 학자적 양심을 갖고 하는 말도 주위에서 정치적 의도를 갖고 해석하다 보니 많이 힘드셨던 것으로 들었다”고 설명했으나 최 교수의 측근들의 생각은 달랐다. 최 교수가 평소 안 전 대표의 행실에 못마땅하게 생각해왔다는 후문이다. 윤 전 장관의 사퇴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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