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일본차가 기를 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얼마 전 한 자동차전문 리서치 업체가 발표한 소비자 품질 만족도에서 일본 자동차의 품질과 내구성은 독일 브랜드보다 상위에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례가 부족해 순위에서 제외됐다.

신차판매에서도 지난 10월 한 달간 전체 판매율 중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12.2%였지만, 그 중 유럽 브랜드가 9.6%를 차지한 데 반해 일본과 미국은 각각 1.5%와 1.1%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처럼 엔저 현상과 맞물리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일본 자동차 브랜드는 유난히 한국 소비자 앞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좋은 품질과 내구성을 인정받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중고차 사이트 카즈(www.carz.co.kr)의 매물관리팀 최경욱 팀장은 “일본 차량의 저조한 성적 원인 중 하나는 디젤 자동차를 선호하는 시장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올해 가장 많은 판매를 보이고 있는 수입차는 디젤 엔진을 포함한 독일 차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독일의 디젤 엔진 차량은 연비 효율성이 뛰어나고 오랫동안 다져온 기술력에 힘입어 디젤차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소음과 떨림을 최소화했다.

그에 반해 일본 브랜드는 디젤 엔진 차량 모델이 현저히 부족하다. 가장 많은 판매를 보인 ‘렉서스 ES’나 ‘혼다 어코드’, ‘도요타 캠리’ 모두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를 사용한다.

디자인적인 면에서도 독일차에 비해 평범하거나 밋밋하다는 의견이 많다. 국내 소비자가 수입차를 구매할 때, 주행성과 내구성 등 차량성능 외에도 브랜드의 네임밸류가 잘 드러나는 차량을 선택하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에, 프리미엄급 차량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쉽게 어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현재 도요타는 신차를 출시하고 캠리의 가격을 낮추는 등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 중이다. 한국 닛산은 디젤차를 출시하고 있으며, 혼다 코리아는 12월 CR-V 등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지만 일본 브랜드 중 가장 낮은 점유율을 보이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카즈 관계자는 “서울 지역의 중고차 시장에서도 일본차의 인기는 독일차에 비해 높지 않다”며 “그나마 렉서스가 일본차 중에서는 선전하고 있지만, 혼다, 인피니티 등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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