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2·8전당대회를 앞두고 ‘빅3’로 꼽히는 문재인·정세균·박지원 의원이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베이스 캠프 구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당권 도전 결심을 굳힌 모양새다. 출마 여부를 두고 줄곧 “고민 중에 있다”면서도 지난 17일 당권 레이스 경쟁자로 꼽히는 정세균·박지원 의원과 함께 비상대책위원 자리에서 물러났다. 뿐만 아니다. 잇따른 ‘호남행’과 함께 여러 방면으로 ‘사람’을 만나고 있다. 급기야 최근엔 ‘노(NO) 캠프’ 전략이 나왔다. 선거대책위는 물론 선거사무실조차 만들지 않고 전대를 치르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문 의원 측은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정 부분 인정했다. 측근은 “이전의 선거운동 방식을 고수하는 게 아닌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거창하게 캠프를 꾸리는 것 보단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기지로 삼으면 어떨까 하는 고민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나의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을 뿐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 문재인 측 “다양한 인사 만나 도움 요청하고 있는 건 사실”

실제 친노 진영에선 캠프 구성을 앞두고 의견차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 의원의 생각처럼 ‘노 캠프’로 새로운 선거운동 문화를 이끌면서 돈 안 드는 선거를 할 경우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최소한 선거운동을 움직일 손발은 필요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변의 문제 제기에도 문 의원의 결단은 쉽지 않다. 캠프가 없다면, 줄세우기 논란은 물론 친노 주류의 세 과시에 대한 반발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초기지 마련을 놓고 문 의원의 고민이 깊은 가운데, 선거운동을 이끌 실무 인력에서도 친노계 인사들의 배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에서 손발을 맞췄던 인사들이 캠프로 일부 합류하지 않겠느냐는 당내 관측을 뒤엎은 셈이다. 사실상 친노 물빼기다. 문 의원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사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깜짝 놀랄 일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일각에선 지난 대선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철수 의원의 진심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의 차출설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 인물이 바로 금태섭 변호사와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다. 두 사람은 각각 캠프 대변인과 소셜 미디어 팀장을 지냈다. 하지만 현재로선 두 사람의 합류는 사실무근이다. 다만 유 대표의 영입을 위해 문 의원 측이 접촉했던 것은 사실로 추측된다.

이에 대해 문 의원 측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 의원이) 유 대표를 만났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선 확인이 곤란하다”면서도 “(문 의원이)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의원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정세균 의원과 박지원 의원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국회 앞 금영빌딩과 대하빌딩에 베이스 캠프를 구성했다. 특히 정 의원은 자신의 싱크탱크인 ‘국민시대’와 가까운 거리에 캠프를 두면서 당 대표를 지낸 경륜과 조직력을 십분 발휘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정 의원은 열린우리당 이후 현재까지 당 대표에 3번 당선된 바 있다. 2년여의 임기를 유지한 인물 역시 정 의원이 유일하다.

◇ 경륜·조직력 내세운 정세균, 선거 캠프 ‘명당’ 차지한 박지원

박 의원은 캠프 실무진을 속속 밝히며 레이스 경쟁에 선두를 달리고 있다. 대변인과 비서실장에 각각 김유정·전현희 전 의원을 영입했다. 두 사람은 지난 대선에서 당내 경선주자였던 손학규 캠프와 김두관 캠프에서 대변인을 지냈다. 특히 김 전 의원의 경우 박 의원이 원내대표를 지낼 당시 원내대변인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외 조직통으로 알려진 박양수 전 의원이 외곽조직을 맡고, 이훈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황인철 전 청와대 통치사료비서관 등이 실무를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의 베이스 캠프가 들어선 대하빌딩은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선거 캠프로 사용하면서 명당자리로 유명세를 탔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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