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차 사이트 카즈(www.carz.co.kr)가 올 한 해 동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접수된 ‘내차 판매 문의’ 데이터를 토대로, 판매가 완료된 차량 중 지역별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자동차를 조사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평균 소득이 높은 도시, 혹은 평균 연령대가 낮은 지역의 주민들이 선호하는 자동차는 무엇일까? 특정 지역에서 선호하는 자동차를 알아보면 그 지역의 특징과 라이프스타일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중고차 사이트 카즈(www.carz.co.kr)에서는 올 한 해 동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접수된 ‘내차 판매 문의’ 데이터를 토대로, 판매가 완료된 차량 중 지역별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자동차를 조사했다.

먼저 강원도는 오프로드에 강한 SUV와 RV가 각각 판매율 1~2위를 차지했다. 특히 RV가 순위권 안에 든 것은 다른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양상으로, 눈이 많이 내리고, 비포장길과 오르막길이 많은 강원도의 지형이 자동차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에 직장을 둔 30~40대 젊은 직장인의 비율이 높은 경기 지역은 SUV와 중형의 판매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의하면, 경기 지역의 평균연령은 39.7세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은 연령대를 보였다.

젊은 부부와 어린 자녀로 구성된 소규모 가족의 경우 중형 세단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야외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SUV 판매율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SUV는 젊은 인구가 많은 도시에서 특히 강세를 보였다. 전국에서 평균 연령대가 가장 낮은 울산(39.0세)역시 마찬가지다. ‘현대’의 도시라는 별칭답게 현대차 ‘싼타페’ 중고 모델의 판매량(303대)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카즈를 통해 판매된 울산지역 중고 SUV가 733대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싼타페는 홀로 거의 절반에 가까운 대수를 판매하며 독주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울산은 1인당 개인소득이 가장 높은 도시(1,916만원)임을 증명하듯,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함에도 불구하고 대형 모델의 판매량이 많았다. 대형 모델 역시 SUV와 마찬가지로, ‘현대’의 베스트셀링카 그랜져의 판매량이 312대로 가장 높았다.

‘젊은 도시’ 울산과 비슷한 패턴을 보인 도시는 대전이었다. 평균연령대가 울산과 같으면서 1인당 소득액(1,576만원)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은 지역답게, 대형(704대)과 SUV(700대)의 판매율이 거의 비슷한 수치를 기록하며 1~2위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은 어떨까?

서울은 대형-중형-SUV 순으로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특이한 점은 대형 모델 판매대수 중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타 지역보다 높다는 것이다.

대형 모델 판매량 6,519대 중 수입차는 전체 판매량의 1/3에 가까운 2,014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인기 모델 그랜져의 단일 판매량(1,909대)보다 많은 대수다.

올해 대형차 시장에 불었던 ‘독일산 수입차 열풍’은 중고차 시장 역시 예외가 아니었던 셈이다. 대형 세단을 선호하던 고소득층이 연비 효율과 가격 경쟁력, 우수한 성능을 두루 갗춘 독일산 준대형차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입차 단일 모델 중 가장 많이 판매된 대형 모델은 벤츠 E클래스와 BMW5시리즈로, 328대를 판매하면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중형모델은 서울 판매율 2위를 기록했다. 중형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쏘나타로, 총 1,862대가 판매됐다. 중형 수입차의 경우 BMW3시리즈가 228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판매율 3위는 SUV로, 총 4,706대가 판매됐다. 단일모델로는 싼타페가 773대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스포티지가 592대로 두 번째로 많이 팔린 모델이 됐다. SUV 역시 독일 브랜드 BMW의 약진이 돋보였는데, X시리즈가 314대를 판매하며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이 밖에도 충남과 충북 지역은 SUV판매량이 가장 높았고, 단일 모델로는 싼타페가 가장 많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과 전북은 대형차 그랜저가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고, 경남과 경북은 중형차 쏘나타 판매율이 가장 높았다.

한편,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중고차의 인기는 지역을 불문하고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까지 등록된 전국 중고차 거래량은 28만4,550대로, 이는 작년 통계(27만5,677대) 대비 4%가량 상승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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