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직 대통령의 자녀들. 사진 왼쪽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장남 이시형 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노건호 씨와 장녀 노정연 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세 아들 김홍일, 김홍업, 김홍걸 씨,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 노소영 씨,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국 씨와 삼남 전재용 씨.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대통령의 임기는 끝났지만 국민적 관심은 여전했다. 명예로운 퇴임 대신 구설에 오르는 일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녀들이다. 최고 권력자의 그늘 밑에 있던 만큼 더욱 엄중한 잣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당장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장남 이시형 씨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제기된 내용은 현재 재직 중인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에서 초고속으로 승진한 배경이다. 시형 씨는 이 전 대통령의 재임시절인 2010년 8월 입사한 이후 4년여 만에 전무로 이름을 올렸다. 그의 나이 올해 38세다. 나이와 경력을 비교할 때 이례적인 고속 승진인 셈이다.

◇ 이시형, 다스 전무 승진 ‘갸웃’ 노건호·노정연 ‘침묵’

사실 시형 씨의 특혜 논란은 입사 초기에도 불거진 바 있다. 입사 당시 서울사무소 해외영업팀 과장으로 발령받자 정치권과 업계에선 ‘시형 씨의 편의를 위해 경북 경주에 있던 해외영업팀이 서울로 이전한 게 아니냐’는 시선을 보냈다. 때문에 다스를 둘러싼 뒷말도 여전하다. 다스는 2007년 대선 당시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김경준 씨의 주장으로 논란이 일었던 업체로, 이 전 대통령의 큰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회장이다.

앞서 시형 씨는 다스 입사 전인 2008년 한국타이어에 인턴사원으로 채용됐다. 국제영업부서의 정식사원으로 발령을 받아 근무했으나 1년 만인 2009년 퇴사했다. 매형이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라는 점에서 특혜 채용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조 사장의 아내 수연 씨는 이 전 대통령의 셋째 딸이다. 수연 씨를 비롯해 장녀 주연 씨와 차녀 승연 씨는 전업주부로 알려졌다.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노건호 씨와 장녀 노정연 씨는 눈에 띄는 행보가 없다. 건호 씨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휴직 중이던 LG전자에 복귀한 뒤 근무지인 미국 샌디에이고와 권양숙 여사의 거처가 있는 경남 김해를 오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1월1일에도 친노계 인사들과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아 분향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정연 씨는 대전에서 다시 서울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 남편 곽상언 변호사가 2011년 당시 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이던 박범계 의원과 합동으로 변호사 업무를 해나가기로 결정하면서 주거지를 대전으로 옮긴 바 있다. 현재 박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당선돼 의정활동 중이고, 곽 변호사는 법무법인 인강 대표변호사를 지내고 있다. 한편, 외화 밀반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온 정연 씨는 2013년 3월 항소를 취하해 집행유예 확정을 받았다.

◇ 후방으로 밀린 홍삼트리오와 김현철의 트위터 정치

이와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세 아들도 언론과 거리를 두고 있다. 사실상 김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서만 얼굴을 비추고 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장남 김홍일 씨는 파킨스병 투병 중이라 차남 김홍업 씨가 김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보고 있다.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보낸 화환과 조전문도 홍업 씨가 전달받았다. 2012년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인 문재인 의원의 선대위에 합류하며 정치 일선에 뛰어든 삼남 김홍걸 씨는 대선 이후 여론의 이목에서 멀어졌다.

이와 달리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는 SNS를 통한 소통에 적극적이다. 자신의 트위터에 김 전 대통령의 입퇴원 소식을 알리며 존재감을 키운 현철 씨는 이후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에 대한 청와대의 해명과 대응에 대해 “망하려면 무슨 짓을 못하랴”, “참으로 웃기는 결론, 역사는 준엄하게 물을 것”, “박정희가 어떻게 되었는지 명심하라”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정부에 대한 여야의 우려와 비난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현철 씨의 최근 행보는 여당에서 야당으로 전향한 모습이다. 과거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을 지내는 등 여당 소속 인사였으나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의원을 지지 선언한 뒤 지난해 6·4지방선거와 7·30재보선에서 야당 후보 출마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현철 씨는 7·30재보선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 입당과 서울 동작을 공천 신청 계획을 알리기도 했다. 정치적 재개에 실패한 그는 현재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와 김영삼민주센터 이사를 맡고 있다.

◇ 전효선, 서경대 특혜 임용 의혹 이후 4학기째 휴직

미납 추징금으로 논란을 불러왔던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의 자녀들도 상반된 모습이다. 노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현 씨와 장녀 노소영 씨가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면, 전 전 대통령의 아들딸들은 추징금 환수 문제로 검찰과 씨름 중이다. 올 초에도 차남 전재국 씨와 삼남 전재용 씨의 불미스런 소식이 전해졌다. 재국 씨는 재산 환수를 피해 자신이 운영하는 출판사 시공사의 창고에 그림을 숨겨두다 들통 났고, 재용 씨는 위증교사 혐의로 체포돼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서경대 특혜 임용 의혹을 받던 전 전 대통령의 장녀 전효선 씨는 2013년 2학기부터 휴학계를 제출한 이후 현재까지 복직을 미루고 있다. 지난해 2월, 효선 씨가 복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한차례 보도된 바 있으나, 서경대 기획처 측은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휴직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효선 씨는 2006년 3월 전임강사로 임용, 이후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조교수로 승진해 2013년 1학기까지 ‘커뮤니케이션 영어’와 졸업 요건 과목인 토익을 가르쳤다. 하지만 학위 없이 편법으로 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렇다 할 반박 없이 자취를 감췄다. 이와 관련, 서경대는 효선 씨가 석사학위라고 주장하면서도 해당 학위를 발행한 기관과 발행연도는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답변을 거부했다.

한편, 노재현 씨는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의 장녀인 신 씨와 결혼한 지 23년여 만인 2013년 이혼했다. 이외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던 재현 씨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조카 최민정 씨의 해군 장교 임관식에서다. 노소영 씨의 남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3년 2월 구속돼 현재 700일 넘게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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