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9 00:50
[박병모의 세상읽기] 광주 서구 을, ‘메기’ 잡으러 ‘신오적’ 총출동
[박병모의 세상읽기] 광주 서구 을, ‘메기’ 잡으러 ‘신오적’ 총출동
  • 시사위크
  • 승인 2015.03.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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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박병모:현 광주뉴스통 발행인, 전 광주 FC 단장, 전 전남일보 편집국장
[시사위크] 메기 한 마리 때문에 거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절절매고 있다. 오는 4월29일 치러지는 전국 4개 재보선 지역 가운데 가장 정치적 의미가 큰 광주 서구 을 선거구를 빗대서 한 얘기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후보의 말발이 먹혀들고 있다는 데서다. 천 후보는 이렇게 외쳤다. “독점 기득권에 안주하고 무기력에 빠져있는 미꾸라지를 그대로 두면 어항 속에서 입만 뻥긋뻥긋하다 그대로 죽기 십상이다. 때문에 메기를 한 마리 집어넣으면 이를 피해 다니느라 생기를 얻게 된다”는 ‘메기효과’ 론을 들먹였다.

천 후보의 말마따나 미꾸라지로 대변되는 새정치연합은 발등의 불이 떨어졌고 심상치 않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마치 지난해의 지방선거 때와 오버랩 된다는 얘기들이 그래서 나온다. 

작년 이맘 때 새정치연합은 윤장현 현 광주시장을 내세웠고 상대인 강운태·이용섭 후보에게 밀리자 새정치연합 국회의원들이 전면전에 나서며 두 후보를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당시 윤 시장을 느닷없이 후보로 내세우며 전략공천을 해야 한다고 기자회견을 자청한 광주지역 국회의원 5명을 지칭해서 ‘新 오적’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시민의 선택권을 고스란히 훔쳐갔다’고 해서 나온 말이다.

◇ 천정배 VS 문재인 싸움 구도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신오적은 자신들이 밀었던 윤장현 시장이 혹여 선거에서 낙선이라도 하게 되면 전통야당 텃밭이 무너지게 되고, 그리되면 자신들의 정치생명이 끝나기 때문에 사활을 걸고 선거운동을 도왔다.

그러한 볼 쌍 사나운 연출은 이번 재보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 차원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을 광주 서구 을에 전담시키고, 새정치연합 광주시당에서는 동별로 조직원을 구석구석 배치해 동원선거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마치 메기 한 마리를 잡기위해 새정치연합 130여명에 이르는 국회의원이 출동하는 것과 흡사하다. 그러다 보니 선거구도 자체가 ‘신오적과 천정배’ 아니 ‘문재인과 천정배’ 대리전 양상으로 판이 커지고 있다.

자신들이 밀면 어떠한 후보를 내세우더라도 당선된다는 그야말로 광주시민의 자존심을 짓밟고 있는 형국이다. 정작 새정치연합이 내세운 조영택 후보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고 앞으로 신오적이 선거판을 쥐락펴락 할 조짐이다.

메기 한 마리를 잡기위해 새정치연합이 총출동하다 보니 천정배의 주가를 더욱 올려주는 꼴이 됐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그러한 메기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진 천 후보가 다소 앞서고 있지만 장담할 처지는 못 된다. 새정치연합이 막판 당 조직을 풀가동해 세몰이에 나설 경우를 감안한다면 10~15% 포인트 이상을 앞서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의 구태가 민심이반으로 표출

새정치연합이 그토록 전형적인 철새라고, DJ와 노무현 전 대통령 아래에서 단물만 빨아먹고 탈당했다고 비난하는 천 후보가 광주시민들로부터 표심을 얻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나름 이유가 있다. 새정치연합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맨날 하는 행태가 속이 훤히 보이는 구태에 머물다 보니 이골이 날만 하다.

문재인 대표가 최근 광주에 내려와 “서구 을 선거 결과가 다른 지역 판세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해도 유권자들은 ‘매번 오면 으레 하는 말 또 하네’라고 흘려 넘긴다. ‘뭐 하러 광주를 들락거리는지 모르겠어’라고 할 정도다.

야당 대표가 격려차 재보선 지역을 방문하면 자당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야 하는데 되레 빠지고 있다는 게 선거전문가들의 분석임을 감안하면 ‘이젠 그러한 진정성 없는 쇼’가 먹힐 시대는 지났다는 게 유권자들의 반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서구 을 속내를 누구보다 꿰뚫고 있는 당 조직의 최첨병이라고 하는 일부 광주시 의원과 구 의원이 정작 자신의 당 후보를 지지하기 보다는 천 후보를 드러내놓고 민다는 것도 이례적이다. 

이런 표심이반 현상은 어제 오늘의 얘기만은 아니다. 그건 노무현의 참여정부 시절 문 대표가 되레 호남을 역차별 했고 지난 전당대회 때 룰을 바꿔 편법으로 당 대표에 선출된 것을 뼛속 깊이 알고 있는 터라 그의 진정성을 광주시민들이 의심하고 있기에 그러하리라.

일부 광주지역 국회의원, 이를테면 ‘신오적’에 대한 행보도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공정거래법을 위반하고 담합을 통해 윤장현 시장을 후보로 내세운 것도 모자라, 전당대회 때는 문 대표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내년 공천권을 우려해 일찌감치 줄을 섰다. 어찌보면 호남정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그래야 정권재창출이 된다고 목청껏 외쳐댔던 박지원 의원을 바보로 만든 셈이다.

민심이반의 요인을 들라치면 한도 끝도 없다. 그렇게 켜켜이 쌓인 민심의 향배가 이번 재보선을 통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사뭇 궁금해진다.

광주서구 을 유권자들이 변화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에는 호남정치 지형을 확 바꿔보자는 쪽으로 나아갈지, 아니면 ‘전략적 선택’과 ‘광주 정신’을 들먹이면서 ‘미워도 다시한번’으로 일관하던 기득권에 표를 던질 것인지가 이번 재보선의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