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 = 이미정 기자] 신협중앙회가 바람 잘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전국의 단위 조합들에서 사건 사고들이 연속해서 발생하고 있어서다. 경남 남해 신협의 전 지점장이 고객돈 105억원에 손을 댄 혐의로 구속되는 가하면, 충남 서천의 신협 직원은 ‘회계사 폭행치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충남지방경찰청은 지난달 폭행과 협박으로 감사를 나온 회계사를 고층에서 떨어져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 등)으로 충남 서천의 한 신협 직원 박모(32) 씨를 구속했다. 또 같은 신협 직원 최모 씨 등 2명도 폭행치사와 폭행치사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현재 박씨 등은 재판을 받고 있다. 

◇ 실족사에서 폭행치사로 … 사건 진실에 관심 집중

이 사건은 당초 실족사로 알려졌던 사건이었다. 지난 1월 14일 회계사 노모(37) 씨는 충남 서천의 한 신협 감사를 나갔다가 모텔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노씨가 실족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유족들은 노씨의 죽음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객실 창문 앞 소방베란다가 설치되어 있는 모텔의 구조상 실수로 추락하기는 어렵다는 어려웠고, 사고 경위도 불명확하다는 것. 이후 추가 경찰 수사 결과, 여러 미심쩍은 정황이 확인됐다. 노씨가 사망하기 전 신협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인 사실과 노씨의 몸에서 폭행 흔적으로 보이는 상처가 발견된 것이다.

이에 경찰은 신협 직원들과 회계사 노씨가 몸싸움을 벌여 추락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박씨 등을 구속했다. 물론 박씨 등은 “사실 무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사건은 지난 19일 한 지상파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재조명되면서 관심을 받았다. 특히 회계 업계에서도 대응에 나설 뜻을 밝히면서 이목을 끌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지난 17일 총회를 열고  해당 신협 감사보고서에 대해 감리에 착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감사 과정에서 위압이 될 만한 사안들이 있었는지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또 사건의 수사 중인 검찰에 대해 정확한 수사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아직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협중앙회 측은 일단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자체 조사를 한 결과, 위압이 될 만한 감사의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구속된 직원 역시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며 “지금은 일단 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협중앙회는 이번 사건을 비록해 연달아 터지고 있는 악재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경남 남해 신협 전 지점장은 십 수 년간 고객 예탁금 10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또 올초에는 신협 임직원들이 600억원대 불법대출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졌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내부 감시와 직원 윤리 역량 강화를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음에도 일부 조합 내 개인 직원들의 일탈로 여러 노력이 훼손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좀 더 견고하게 감시 감독을 강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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