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로지스틱스의 공개매각 본입찰이 또 연기됐다.<사진='대우로지스틱스' 홈페이지 캡처>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대우로지스틱스의 공개매각 본입찰이 또 연기됐다.

최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로지스틱스의 최대주주인 블루오션 사모펀드(PEF)와 출자자인 KDB산업은행, 행정공제회 등은 매각 본입찰 일정을 내년 상반기 중으로 연기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같은 물류업체인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탓으로, 인수후보를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판단 끝에 내린 결론으로 보인다.

◇ 대우로지스틱스 매각 연기,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일정과 충돌 피하기 위한 것

앞서 대우로지스틱스는 지난 6월 매각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장에서 실적개선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매각일정을 8월로 연기했다. 이후 8월에는 이달(10월) 이후로 매각 본입찰 진행을 또 연기했다. 다만 매각작업은 올해 안에 완료한다는 목표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우로지스틱스 매각 본입찰이 또 한 번 연기돼 내년 상반기로 예정됐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우로지스틱스 인수전의 흥행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6월 매각 본입찰 일정을 연기할 당시, 대우로지스틱스 측은 상반기 감사보고서가 나오면 확실한 실적 개선책을 증명해 매각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정확한 회사가치 산정을 위해 상반기 실적을 확인한 후 매각절차를 재개할 방침이었던 것이다.

실제 대우로지스틱스의 상반기 매출액은 3,022억5,261만원(누적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94억1,781만원(누적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4%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8월에는 업계 3위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작업이 10월께 사실상 마무리될 것이란 예상이 대우로지스틱스 매각 본입찰 일정을 10월 이후로 연기하는 데 한몫했다.

동부익스프레스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 동시에 매각작업이 진행될 경우, 대우로지스틱스는 인수후보를 끌어들이기 쉽지 않아 흥행이 어려울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매각 주간사 측은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에 고배를 마신 업체들이 대우로지스틱스의 매각 본입찰에 참여할 것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10개 업체 중 CJ대한통운·한국타이어·동원그룹 등은 대우로지스틱스 인수에도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동부익스프레스의 최대주주 KTB 프라이빗에쿼티(PE)와 지난달 본입찰에 단독 참여한 현대백화점이 인수가격을 두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백화점이 제시한 4,700억원에 만족하지 못한 KTB PE 측이 5,000억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의 협상이 결국 불발로 마무리될 경우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은 올해를 넘기게 될 가능성이 크다.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작업이 마무리되지 못한 상황에서, 시장에 동부익스프레스와 동시에 매물로 나오게 되는 것을 피하려는 대우로지스틱스로서는 매각일정을 내년 중으로 연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시사위크>는 매각 주간사인 블루오션 PEF 측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한편 대우로지스틱스는 지난 IMF 금융위기 시절인 1999년 (주)대우로부터 독립했다. 이후 2011년 블루오션 PEF가 지분 73.3%를 1,210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대우로지스틱스 매각가격은 2,000억~2,500억원 안팎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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