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원장.
-우석대학교 초빙교수
-민주평통 자문위원
-前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시사위크] 현재 한반도 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혼미하다. 남중국해에서는 미·중간 영역싸움으로 인해 군사적 충돌 가능성까지 보이고 있고, 중·일간에는 센카쿠열도(댜오이다오)를 두고 영토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다 일본의 니카타니 겐 방위상은 공공연히 “한국의 지배가 유효한 범위는 휴전선 남쪽”이라고 말하여 우리의 염장을 지르면서 북한에 대한 침략야욕을 보이고 있다.

일본이 북한 점령 야욕을 갖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군사대국화와 집단자위권을 합법화하면서 그것을 더욱 현실화 시키고 있어 우리를 더욱 긴장케 하고 있다. 임진왜란과 구한말 한반도 복속을 보면 일본의 호언은 장난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이 남북한에 대한 분리대응 전략을 노골적으로 보인 것은 한반도 분단의 장기화와 남북간 갈등 심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에 우리 민족의 단합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완전통일은 아니더라도 ‘사실상’의 통일 상태만이라도 유지된다면 일본이 우리를 얕잡아 보지는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남북 관계는 일본이 얕볼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다. ‘8.25 합의’를 제외하고는 회담다운 회담이 열리지 않고 있고, 당분간 반전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물론 남북관계는 남북한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 개선이 될 일이다. 따라서 남북한은 모두 남북 관계를 저해하는 언행을 삼가고 걸림돌을 스스로 제거해야 할 것이다. 막말을 자주하는 북한은 더욱 그렇다.

그나마 다행스런 것은 남북 모두 ‘8.25 합의’ 이행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제20차 이산가족 상봉이 무난히 끝났고, 서해 NLL상에서의 무력충돌도 없었으며 고건 전 총리 방북·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방북·양대노총의 노동자축구단 방북 등이 이뤄졌다.

이것이 당국 간 회담 및 적십자본회담으로 연결돼 ‘5.24 조치’ 해제, 금강산 및 개성 관광 재개, 경협 부활로 이어진다면, 한반도 평화정착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남북한이 기회만 잘 포착한다면 남북정상회담도 충분히 가능하다.

김정은 정권은 지금 민생경제에 ‘올인’하고 있고, 이를 위해 북중 정상회담까지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측은 남북 간 및 북미 간 관계개선까지 실현하려 하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내부 정치 안정은 도모했으므로, 본격적인 대외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김정은의 ‘신사고’는 내부 시장 활성화와 대외 관계 개선 정책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는 각종 시장을 확대하고, 24개의 중앙급 및 지방급 경제개발구를 만들었으며 ‘6.28방침’을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시키고 있다. 아울러 김정은은 ‘선군정치’를 약화시키고 ‘선당 정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제 그에게 남은 과제는 대외관계를 개선시키는 것이다. 북중관계는 물론 남북관계, 북미관계, 북일관계, 북러관계 등을 개선시키는 것이 김정은의 국가전략이다.
 
기회는 지금이다. 김정은의 개방 전략을 이용해 우리가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김정은 정권 붕괴’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북 개입 정책을 통해 한반도를 평화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평화적 관리만 잘 된다면  남한 주도의 평화통일은 자연스런 일이 될 것이다.

통일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다. 만일 ‘김정은식’ 개발 전략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어떤 강경책이 재등장할지 모른다. ‘산토끼’인 주변국과의 선린관계도 중요하지만 ‘집토끼’인 북한과의 관계 개선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특히 일본의 한반도 문제 개입을 원천봉쇄하기 위해서 더욱 그렇다. 하루속히 당국 간 대화가 재개되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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