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장민제 기자] SK텔레콤이 케이블업계1위 업체 CJ헬로비전을 인수한다고 밝힘에 따라 앞서 매물로 나와있던 C&M의 입지가 모호해졌다. MBK는 최초 인수 대금 및 그간 투자한 비용을 따져서 2조5,000억원 가량으로 매각가를 책정 중이지만, 케이블 업계 1위업체의 지분 50%가량이 1조원대에 팔린 판국에 C&M을 제값 받고 팔긴 힘들지 않겠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 C&M, 케이블·알뜰폰 1위 CJ헬로비전 보다 높은 매각가

9일 업계에 따르면 MBK-맥쿼리PE 컨소시엄이 매각하려던 C&M의 적정가는 2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됐다. 지난 2007년 C&M 지분인수 대금만 자기자본 9,000억원을 들인데다, 그간 C&M을 인수하기 위해 세운 특수목적회사(SPC·국민유선방송투자)의 대출 등 총 1조 5,000원가량을 빌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지난2일 케이블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한다고 밝힘에 따라 MBK의 C&M매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SK텔레콤은 CJ오쇼핑의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하는데 이어 잔여 지분(23.9%)은 향후 양사간 콜·풋옵션 행사를 통해 인수키로 했다. 1조원 정도의 자금만으로 경영권에 달하는 53.9%의 지분을 확보한 것.

게다가 CJ헬로비전은 지난 8월말 기준으로 케이블 가입자 415만1290명, 알뜰폰 가입자 85만3,185명 등 각각 케이블업계와 알뜰폰 시장서 1위업체다.

반면 C&M의 가입자 수는 지난 8월말 기준 237만6,156명으로 16% 가량의 케이블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케이블 사업 점유율도 상대적으로 낮고, 다른 사업적 메리트를 보유하지 않은 C&M의 매각가가 너무 비싼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SK텔레콤 인수불발이 최악 시나리오

이에 업계에선 SK텔레콤의 이번 인수 성사여부가 추후 C&M의 인수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건은 기간통신사업자의 인수·합병인 만큼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KT·LG유플러스 등은 이번 인수에 절대 반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만약 성사될 시 통신시장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위기감을 느낀 타 사업자들이 C&M의 인수에 적극 참여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것. 하지만 KT는 유료방송시장 합산규제(33%)에 걸리기 때문에 유력한 인수 후보는 LG유플러스 등으로 압축된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최근 IPTV시장서 컨텐츠 확보 등 경쟁력을 상승시키기 위해 집중하고 있어, 몸집을 불릴 필요성이 존재한다. 이에 C&M의 인수가가 어느 정도 부담이 되더라도 다른 묘수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불발될 시 C&M은 난처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자신들보다 매력적인 매물이 시장에 나오게 되는데다, 정부의 인가반대 이유에 따라 SK텔레콤 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라는 인수후보까지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이번 인수를 놓고 시장 지배적 지위 강화뿐만 아니라 케이블 지역 보도를 활용함으로써 방송의 공공성이 위협을 받는다는 비판을 한 바 있다. 정부의 인수불가방침이 만약 방송의 공공성 때문이라면 이동통신 3사는 C&M 등 케이블 업체의 인수 후보군에서 자동으로 제외된다.

업계 관계자는 “C&M의 매각가 2조5,000억원은 부담스러운 가격인 것은 사실”이라며 “잔여사업의 매각 가능성도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분할매각도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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