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6 12:30
[박병모의 세상읽기] 텃밭 ‘인천’ 버린 송영길, ‘광주’ 출마설에 지역여론 ‘글쎄’
[박병모의 세상읽기] 텃밭 ‘인천’ 버린 송영길, ‘광주’ 출마설에 지역여론 ‘글쎄’
  • 시사위크
  • 승인 2015.11.1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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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박병모:현 광주뉴스통 발행인, 전 광주 FC 단장, 전 전남일보 편집국장
[시사위크] 송영길 전 인천시장의 ‘광주 출마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내년 총선까지 적잖은 시간이 남아있는데 송영길 전 시장이 자신의 텃밭인 인천을 버리고 수도권이 아닌 광주로 유턴을 할 태세다. 뜬금없이 말이다.

정치에 꽤나 관심 있다는 호사가들의 입방아도 그렇지만,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도 만에 하나 송 전 시장이 광주, 그것도 서구 을에 출마한다면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빅 매치가 성사되면서 볼 만한 게임이 될 수 있다는데 일단 공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송 전시장은 전남 고흥 출신이지만 광주 서구 을에 자리한 대동고를 나왔기에 동문들과 후배 학부모들 대부분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 동서남북이라는 포럼을 결성한 이후 많은 외곽세력을 거느리고 있다.

지역 정치인으로는 고교 후배이며 운동권 출신 후배인 3선의 강기정 의원이 있다. 자신의 커리어 또한 국회의원으로서 3선을 내리한데다 광주보다 더 큰 도시인 인천에서 시장을 한 게 큰 장점으로 꼽힌다. 내년 총선에 서구 을에서 출마하더라도 경력이나 스펙, 그리고 리더십 측면에서 천정배 의원보다 나았으면 나았지 못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송 전 시장은 이러한 출마설에 “결정된 바 없다”고 손사래를 치지만 그동안의 행보로 미뤄 짐작할 때 출마를 굳힌 듯싶다.

실제로 그는 몇 달 전 광주에 위치한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신당창당 독인가, 약인가’라는 토론회에 참석해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모색 중인 박주선 의원과 대립각을 세우며 “새정치연합을 뛰쳐나와서는 안 되며, 문재인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산다”고 주장했다.

이후 광주로 내려와서는 지인들과 함께 무등산을 오르내리며 장고를 거듭해왔다. 또 12일 이 지역 언론사 정치부장들과 간담회를 개최하는 일정을 감안하면 자신의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는 것으로 봐도 될 성 싶다.

그렇다면 송 전 시장이 비록 지난해 인천시장 선거에서 떨어졌다 할지라도 다시 일어서려면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자신을 적극 밀어준 인천 시민과 함께 부대끼며 재도전을 해야 하는데 광주를 택한 이유가 뭘까?

그렇다고 자신의 아버지가 광주 서구 을 선거구인 풍암동 아파트에서 살고 있기에 효도를 하러 오는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인천시민들 입장에선 자신들을 배신 때리고 광주로 간다면 허탈감과 함께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것이다.

물론 송 전 시장이 내년 총선에서 천 의원을 꺾고 당선된다면, 호남 출신 대권주자로서의 반열에 설 수 있다. 그리고 김대중·김영삼·노무현처럼 대통령이 될 라 치면 호남이라는 지역 연고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반면 위험을 감수하고 모험을 택했지만 낙선의 고배를 마신다면 이도저도 아닌 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어차피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정치판을 떠나야 할 운명이다.

그렇다면 광주시민들은 송 전 시장의 정치행보를 두고 어떻게 생각할까? 득 보다 실이 많을 것으로 예측하면서 ‘아니올시다’라고 답하는 이가 많다. 특히 새정치연합의 문재인식 꼼수정치를 알아차리지 못한 채 친노 패권주의에 앞장서는 ‘정치인 송영길’로 각인 될 경우를 우려해서 한 얘기다.

송 전 시장의 행보가 광주지역 정서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저간의 사정은 이해할 만하다. 송 전 시장이 자신의 장인 장례식 때 거둬들인 부의금을 고 김대중 대통령 보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더 갖다 바치는 걸로 미뤄 짐작할 때 송 전 의원은 태생적으로 친노 계열이다.

그리고 지난 4·29재보선 때 송 전 의원이 해외에서 공부하며 머물고 있었기에 천 의원이 서구 을에서 당선된 원동력이 문재인 대표와의 1대1 대결구도를 형성하며 호남정치 복원을 외쳤기 때문이라는 게 실감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 ‘메기론’을 내세운 새정치연합에 이골 난 광주시민들을 향해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나선 천 의원의 메시지가 먹혀든 결과다. 물론 당선 이후 천 의원의 무기력한 정치적 행보에 광주시민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지만 재보선 당시에는 그랬다는 얘기다.

그러한 천 의원에게 도전장을 낸 송 전 시장을 ‘정치철새’ 또는 ‘올드보이’로 폄하하면서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광주·전남 지역 의원을 중심으로 한 ‘민집모’가 문재인 대표 체제로는 총선에 이길 수 없으니 이쯤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자 문 대표는 김상곤이라는 광주 출신을 혁신위원장으로 앉혔다. 그리고는 변화를 무기로 현역의원 20%를 물갈이 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문 대표는 선출직공직자 평가위원장으로 영광출신 조은 교수를 임명한 뒤 당 색깔과 후보의 자질 등을 거론하며 물갈이에 적극 나설 태세다.

이번에도 문 대표가 전남 고흥 출신인 송영길 전 인천시장과 장흥 출신인 임종석 전 의원을 흑기사로 내보낼 경우, 호남 출신 정치인끼리 피가 터지도록 싸우게 하고 이긴 편이 우리 편이라는 식의 꼼수정치를 펼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문 대표 등 친노세력들이 총선 때만 되면 3선 중진급인 광주·전남 출신을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서울로 차출하거나 공천에서 배제하다 보니 쓸 만한 호남 정치인들이 정치무대에서 소리 없이 사라지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광주·전남에서 내리 3선까지는 해도 4선은 없거나 당선되지 않는다는 속설은 그런 연유 때문이리라.

이러한 저간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 지, 송 전 시장은 광주로 내려올 때마다 광주정서와는 엇갈린 행보를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믿기지 않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송 전 시장이 문 대표로부터 서구 을 공천장을 얻기 위해 천정배라는 호남 정치인을 죽이는 흑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송 전 시장이 친노 프레임에 갇혀 새정치연합을 두둔하며 그 품안에서 허우적거릴 경우 광주에서 설 자리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쉽게 말해 호남정서와 다른 정치행보로는 광주 서구 을에서 당선되기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