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을 주축으로 한 소장 개혁파 원외 인사모임이 9일 갈등 국면에 놓인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협력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중간에 노력을 했는데, 잘 안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곤혹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갈등 국면에서 “쉽지 않다. 답답하다”고 토로한 그는 “어떻게 하든 서로 다른 이견을 좁히고, 큰 결단을 통해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발맞춰 ‘박원순맨’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최근 결성된 소장 개혁파 원외 인사모임의 한 축으로,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협력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박원순 시장이 ‘진정한 사람’으로 빗댄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 권오중 전 정무수석, 민병덕 변호사 등이 보폭을 넓히고 있다.

◇ ‘안철수맨’과 손잡고 한 목소리 “문재인·안철수, 빨리 만나라”

권미혁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와 하승창 씽크카페 대표도 모임에 함께한다. 두 사람은 박원순 시장의 시민운동 동지로 알려졌다. 특히 하승창 대표의 경우 안철수 의원과도 가깝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캠프의 시민사회분야를 총괄한 데 이어 이듬해 대선에서 안철수 캠프로 자리를 옮겨 대외협력실장을 지내며 당시 캠프 상황실장을 지낸 금태섭 변호사와 함께 야권후보 단일화 협상을 이끌었다.

공교롭게도 금태섭 변호사 또한 모임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에 몸담았던 정기남 전 비서실 부실장, 이상갑 전 민원총괄 팀장, 허영 전 비서팀장 등이 참여하면서 모임의 다른 한 축은 ‘안철수맨’이 차지했다. 사실상 박원순맨과 안철수맨이 소장 개혁파 원외 인사모임으로 손을 맞잡은 셈이다. 친노 측 인사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여기에 윤홍식 인하대 교수, 이나영 중앙대 교수,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 이범재 전 한국자애단체총연합회 공동대표,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이헌욱 법무법인 정명 대표변호사 등 시민사회 및 학계 인사들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들은 두 달 전부터 모임을 준비해왔으며, 아직 공식모임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앞으로도 당의 혁신과 화합을 위해 의견을 적극 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 두 달 전부터 모임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진 소장 개혁파 원외 인사들은 아직 공식모임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앞으로도 당의 혁신과 화합을 위해 의견을 적극 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사진=뉴시스>
첫 의견은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헌신’이다. “혁신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 이들은 9일 성명을 발표하며 “박근혜 정부의 독주와 민생파탄에 맞서라는 국민의 준엄한 요구 앞에 무한 헌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결, 친노와 비노의 대결은 허위구도”라고 판단한 뒤 “물갈이 혁신인가, 기득권 유지인가가 현 사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들은 문재인 대표에게 “제1야당의 책임 있는 대표로서 현 사태에 대한 책임 통감하고 안철수 의원 등과 함께 하는 혁신연대 구축에 정치생명을 걸어야 한다”며 첫째, 주류 당직자 중 통합 저해 인사들에 대한 문책 및 2선 후퇴 툴째, 물의를 일으킨 의원들에 대한 엄정한 잣대와 단호한 조치를 요구했다.

또 안철수 의원에게는 “아무리 큰 명분도 제1야당의 총선 참패라는 위기보다 먼저 일 수 없다”면서 “탈당을 기정사실화하지 말고 그동안 해온 통합과 혁신을 위한 고언과 노력을 멈추지 말라”고 호소했다. “혁신의 대상인 일부 국회의원들이 안철수 의원과 문재인 대표의 갈등 뒤에 숨어 기득권을 연장하도록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당부도 덧붙여졌다. 이를 위해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최대한 빨리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박원순 시장도 생각이 같다. “서로 다른 입장을 언론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만나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 그는 “국민들의 많은 이견과 갈등을 조정해서 하나로 만들어내는 것이 정치라고 할 수 있는데, 같은 당 안에서도 못한다면 그건 올바른 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던졌다.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갈등 국면에서 박원순 시장과 그 측근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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