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상량식에서 대들보가 123층으로 올려지고 있다. (이하 사진=롯데물산 제공)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롯데가 우리나라 가장 높은 곳에 대들보를 올렸다.

롯데물산은 22일 오후 2시 30분부터 정·재계 관계자와 롯데 임직원 등 총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롯데월드타워 76층에서 상량식을 개최했다.

상량식은 건물을 세울 때 외부공사를 무사히 마무리하고 내부공사에 들어가기 전에 치르는 의식으로, 롯데월드타워는 착공 5년2개월(1,880일) 만에 마침내 외장 공사를 모두 마치고 이날 상량식을 진행했다.

◇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123층 세우다

이날 행사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해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박원순 서울시장,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롤프 마파엘 독일대사, 찰스 헤이 영국대사 등 주한 외교관 등 200여명의 인사들이 참석해 상량식을 축하했다.

‘The Great Moment(가장 위대한 순간)’라는 주제로 열린 롯데월드타워 상량식은 타워 1층 공사현장에서 상량 기원문과 일반 시민들의 소망과 서명이 새겨진 대들보(철골 구조물)가 상승하며 시작됐다.

대들보에는 안전과 번영을 기원하고 액을 막아주는 용과 거북이 글자인 ‘龍(용)’과 ‘龜(귀)’를 새긴 기원문도 새겨 올렸다. 대들보는 타워 최상부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64톤 크레인에 의해 약 30분에 걸쳐 123층으로 끌어 올려졌다.

▲ 롯데는 The Great Moment 롯데월드타워 123층 상량식을 22일 오후 2시 30분부터 초고층 76층에서 진행했다. 앞줄 좌측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신동빈 롯데 회장,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이 대들보가 123층에 도달한 순간 설치 세러머니를 하고 있다.

대들보가 최고층으로 이동되는 동안 외빈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축사를 통해 “롯데월드타워는 앞으로 서울시를 넘어,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과 건설 기술의 상징물로, 새로운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우뚝 설 것”이라고 강조하고, “준공되는 마지막 그 날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절대 방심하지 말고 안전관리에 철저를 기해달라”라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는 초고층사업 추진 후 마스터플랜만 23번 보강됐고,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들이 제안한 타워 디자인 제안도 수십 번 바뀌었다.

2010년 11월 착공에 들어간 롯데월드타워는 2011년 세계적 규모의 기초공사에 이어 본격적인 초고층 건설에 나서 지난해 4월 국내 건축물 최고 높이(305m)를 넘어섰고, 올해 3월에 국내 최초로 100층(413m)을 돌파하며 우리나라 건축사를 새롭게 써 왔다. 그리고 착공 5년2개월(1,880일) 만에 국내에서 가장 높은 123층에 도달했다. 22일 현재 롯데월드타워의 구조물 높이(508m)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고, 현재까지 완공된 전 세계 초고층 빌딩들과 비교했을 때 전 세계 5위를 차지한다.

◇ 세계 최대 규모 기초공사, 공사인력 500만명 등 기록 대장정

롯데 측에 따르면 롯데월드타워는 기초부터 최상층까지 최고 수준의 기술로 이뤄졌다.

우선 75만톤의 타워 무게를 견디도록 건물 터에 8만톤의 고강도 콘크리트를 부어 국내최대 규모의 기초 매트(MAT) 공사를 진행했다. 이 기초매트는 두바이의 ‘부르즈할리파(매트두께 3.7m)’보다 1.8배나 두껍고 콘크리트 양도 2.5배 많아 더욱 견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초고층 건물은 화재로 인한 고열로 기둥을 감싸는 콘크리트가 견디지 못하고 철골이나 철근이 녹아 붕괴가 일어나는 것에 반해, 롯데월드타워는 일반 콘크리트의 3배 이상 고강도이자 화재 발생시 최소 3시간 이상 버티는 고내화 콘크리트를 사용했다.

▲ 세계 초고층 빌딩 순위 (12월 기준)

롯데 측에 따르면 보통 초고층 건물의 내진설계는 ‘리히터 7’이 기준이지만 롯데월드타워는 진도7의 파괴력보다 에너지량 기준으로 15배나 크고 2,400년의 주기로 한번 오는 것으로 알려진 ‘리히터 9’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를 했다.

또, 롯데월드타워는 건물 40층마다 1개씩 중심부 기둥들을 묶어 벨트 역할을 하는 첨단 구조물 ‘아웃리거’와 ‘벨트트러스’가 설치돼, 진도 9의 지진과 순간 최대풍속 80m/s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 및 내풍설계가 되어 있다. 이 첨단 구조물들은 대나무의 마디처럼 건물이 흔들리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버티는 역할을 한다.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롯데월드타워는 설계, 기초공사, 시공기술 등 세계에 내놔도 한 점 부끄럼 없는 초고층 기술 집합체”라며 “이 곳에서 축적한 기술들을 바탕으로 우리 파트너사들과 근로자들이 세계 초고층 건설 현장으로 뻗어 나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 2016년 ‘미래 수직도시’, 경제파급효과 기대

롯데 측은 내년에 롯데월드타워가 본격 운영되면 기존 롯데월드몰, 롯데월드어드벤쳐, 석촌호수 등과 함께 관광벨트가 형성되면서 1억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과 유동인구를 발생시켜 서울과 우리나라경제에 큰 기여를 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이날 신동빈 롯데 회장은 “조국에 랜드마크를 남기겠다고 말씀하신 아버님의 뜻에 따라 세워진 롯데월드타워는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를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건축물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샌즈(Marina Bay Sands)’는 2010년 오픈 후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196만명 증가했고, 타이완의 ‘타이페이 101’도 오픈 4년만(2008년)에 385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초고층 빌딩은 유발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월드타워 대표 시행사인 롯데물산의 노병용 대표이사는 “파리의 에펠탑처럼 롯데월드타워도 전 세계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낭만의 건축물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총 10조원 가량의 경제파급효과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앞으로 한치의 오차 없이 철저 시공으로 안전하게 마무리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월드타워는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기업보국 정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면서 “(롯데월드타워에) 모든 열정을 쏟은 아버지께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 조국에 랜드마크를 남기겠다고 말씀하신 아버님의 뜻에 따라 세워진 롯데월드타워는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를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건축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어 “롯데월드타워 건설은 한 기업차원의 사업을 넘어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시민들에게 기업의 이익을 환원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라며,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인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상량식에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신동주 회장 측은 이날 오전 언론매체들에 “총괄회장 비서실(신동주 측)은 오늘 오전까지 롯데그룹으로부터 상량식 등에 관해 어떤 연락도 받은 바 없으며, 이에 따라 총괄회장 참석 여부는 계획된 바 없다”는 내용의 메시지와 이메일을 전달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