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뉴시스>
[시사위크=박태진 기자] 지금은 정치 일선을 떠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에 대한 촌철살인 지적이 재조명 받고 있다.

유시민 전 장관은 지난해 초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출간하자 자신이 진행 중인 팟캐스트 방송 ‘노유진의 정치카페’를 통해 ‘자화자찬 BEST5’를 선정, 발표했다.

당시 유시민 전 장관은 “여러분들에게 분석해 드리기 위해 굳이 이 책(대통령의 시간)을 사서 읽었다”며 자신이 선정한 ‘자화자찬 BEST5’를 조목조목 공개했다. 유시민 전 장관이 꼽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화자찬 BEST5 5위 : 세종시 수정안은 나라의 미래를 위한 대통령의 양심. p629

“(세종시 수정안 제출에 대해) 나를 아끼는 사람들을 대부분 원안대로 내버려둘 것을 조언했다. 회복하기 힘든 정치적 타격을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라를 걱정하는 분들은 다른 의견을 강력하게 제시했다. …중략… 결국 나는 결단을 내렸다. 다음 정권에 짐을 넘겨주고 싶지는 않았다. 국가의 기초를 튼튼히 만들어 다음에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한국이 도약할 수 있도록 만들 소명이 내게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양심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양심상 도저히 그냥 팔짱만 끼고 모른 체할 수가 없어요. 세종시를 이대로 방기한다면 역사가 나를 어떻게 평가하겠어요?’ 순간 회의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자화자찬 BEST5 4위 : 아덴만 납치사건, 직접 작전을 지휘해 성공시켰다. p541

“나는 우리 선원들에게 작전 개시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고민했다. 그러다 문득 소말리아 해적들이 한국 선박을 겨냥한 기업형 해적이라도 한국어를 알 리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한국어를 사용해 우리 선원들에게 작전 개시 사실을 알리라고 지시했다. …중략…

‘내가 그 작전을 지시해놓고 석 선장이 중상을 입었다고 해서 얼마나 마음의 부담이 컸는지 모릅니다. 석 선장이 배안에서 작전을 수행해줬어요. 석 선장이 없었다면 아덴만의 여명 작전은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렇게 살아줘서 정말 고마워요’ 나는 석 선장의 손을 꼭 붙잡고 이야기 했다.”

자화자찬 BEST5 3위 : 천안함 사건, 후진타오 주석을 크게 훈계. p281     

“(UN안보리 대북결의안 관련) 후진타오는 여전히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우리 젊은이 46명이 희생된 사건이었다. 나는 여전히 한발 물러서는 중국의 태도를 참을 수 없어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 문제로 한국과 중국이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정상 간의 외교에서 쓰지 않는 강한 표현이었다. 내 발언에 후진타오는 당황한 듯 배석한 사람들을 돌아봤다. 그 자리에는 다이빙궈 국무위원을 비롯해 리커창 부총리 등 중국의 실력자들이 앉아 있었다. 그들은 모두 내 발언에 대해 수군거리고 있었다.”

자화자찬 BEST5 2위 : 독재국가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명박산성’ 쌓았다. p119     

“대기업 CEO 출신 새 대통령이 취임해 많은 국가가 한국을 주시하고 있는데, 시위 진압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다면 과연 한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도 건강을 염려해 거리로 나온 선량한 시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걱정도 됐다.…중략…

‘명박산성’ 등 비판이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수십만명의 시위대와 경찰이 맞부딪치는 상황에서 큰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자화자찬 BEST5 1위 : 종로선거 후 과감히 의원직을 사퇴했다. p79

“종로에서의 화려한 승리는 기성 정치권의 나에 대한 견제를 더욱 강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야권은 물론 14대 대선 TV 찬조연설과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비롯된 당내 반감의 잔재도 남아 있었다.

결국 나는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당해 1심과 2심 재판에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받았다. 나는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 국회의원직 사직서를 들고 김수한 국회의장을 찾았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