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주총서 복지부 출신 문경태 후보 신규 선임이사로 선임 추진
'관료출신' 김성진 사외이사는 재선임 안건 상정 예정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올해 3월 주주총회 시즌에도 금융회사들의 ‘관료출신 사외이사 모시기 관행’이 반복될 전망이다. ‘방패막이 차원’의 영입이라는 구설이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일부 금융회사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삼성증권은 내달 주총에서 관료 출신 인사 1명을 재선임하는 동시에 또 다른 관료(복지부) 출신 인사를 신규 후보로 올려 구설을 사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하면 전체 사외이사 4명 가운데 3명이 ‘관료 출신’으로 채워진다. 

◇ ‘관료출신’ 인사 텃밭된 이사회

삼성증권은 내달 1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주주총회를 열기로 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이사 선임 안건 등이 올라간다. 

그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주총에서 김성진 사외이사(감사위원 겸임) 재선임 안건과 문경태 후보의 신규 선임안건을 상정한다. 두 사람은 모두 관료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김성진 사외이사는 기획예산처 예산실 사회예산심의관, 대통령비서실 정책수석실 비서관, 중소기업청 청장, 해양수산부 장관 등을 지낸 인사로, 2013년 영입됐다.

문경태 사외이사 후보는 보건복지부 출신 인사다. 그는 보건복지부 기획관리실장, 정책홍보관리실 실장을 지냈으며, 한국제약협회 상근부회장, 연세대 보건대학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법무법인 세종 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숭실대 법학과 교수 출신인 전삼현 사외이사가 퇴임함에 따라 후임 사외이사로 영입된다.

이번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사외이사 4명 중 3명이 관료 출신으로 채워진다. 지난해 영입된 이승우 사외이사는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국장 출신이다. 관료 출신인 아닌 인사는 김경수 사외이사 뿐이다. 김경수 사외이사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이다.

여기에 지난 2014년 감사위원(사내이사)로 영입된 송경철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까지 더하면 전체 이사회 이사진의 관료 출신 비율은 더 치솟는다.

방패막이 차원인사 영입 구설수

이렇게 관료 출신들로만 편중된 구조는 적잖은 구설수를 부를 것으로 보인다. 그간 금융회사들이 권력기관(정부 부처) 출신 인사들을 사외이사나 감사로 영입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아왔다. 정부와 금융감독당국 등에 인연을 갖고 있는 이들을 방패막이 차원에서 영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곤 한 것이다.

더욱이 관련업의 전문성을 찾기 어려운 인사들까지 종종 영입돼 따가운 시선이 쏟아졌다. 이번에 신규 사외이사로 오른 문 후보도 ‘증권업’은 물론 ‘금융업’에 대한 업무 경력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사외이사는 회사의 중요 경영사항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사업 분야에 전문성 역시 중요한 덕목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사외이사를 모실 때, 꼭 증권업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야만 모시는 것은 아니며, 사회적인 연륜 등을 많이 고려하는 편”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문 후보의 경우, 보건복지부 기획관리실장 등을 지내면서 관련 업무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가졌을 뿐 아니라, 퇴임 후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몸담은 바 있다. 게다가 복지부 산하에 국민연금 등 다양한 금융기관도 있는 만큼 금융업에 대한 이해도가 없다고 생각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복지부 산하에 국민연금이 있다는 점이 그의 영입 배경이 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제기된다.

국민연금은 삼성증권의 지분 9.24%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 중의 하나다. 다수 기업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의결권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이에 대한 ‘방패막이’ 차원에서 관할 기관과 직간접적인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인사를 영입한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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