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9개월간 지속돼온 노사간 갈등을 접고 표면적으로는 화해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금호타이어가 매각을 위한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사진=뉴시스>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최근 9개월간 지속돼온 노사간 갈등을 접고 표면적으로는 화해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금호타이어가 매각을 위한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2일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매각을 위한 타당성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 등은 이날부터 금호타이어 매각 타당성 조사에 나서게 된다. 금호타이어의 매각 가격은 7,000억원에서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현재 업계에서는 이 대형매물에 초미의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 매각타당성 조사 착수, ‘노사갈등’ 리스크 일단 잠재웠지만 안심하긴 일러…

지난달 25일 금호타이어 노사 양측은 2015년 단체교섭을 마무리했다. 이날 노사 각 대표와 교섭위원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 모여 조인식을 가졌다. 조인식에는 이한섭 금호타이어 사장과 허용대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 대표지회장 등 14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5월 27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이번 최종 타결인 조인식까지 금호타이어의 단체교섭은 약 9개월이 걸렸다.

이번 단체교섭 합의안은 ▲임금인상 정액 1,186원+정률 2.76%(평균 4.6%) ▲임금피크제 2016년 말부터 시행 ▲일시금 300만원 지급 ▲노사공동선언문 및 노사공동실천합의서 체결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번 단체교섭은 역대 최장기간의 노사간 대립으로 주목을 끌었다. 특히 금호타이어는 최근 실적부진으로 국내 타이어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금호타이어는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와 함께한 타이어 3사 가운데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게다가 지난해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업계 2위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넥센타이어에 뺏긴 실정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그간 실적부진과 관련해 노사간 갈등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특히 사측에서는 노조의 장기간 파업으로 인해 금호타이어가 1,500억원(회사추정)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이한섭 금호타이어 사장과 허용대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 대표지회장이 지난달 25일 오후 광주공장에서 임금 및 단체협상 조인식을 갖고 2015년 단체교섭을 마무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와 관련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 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노조 차원에서 볼 때) 적자가 난 이유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물량의 대세가 바뀐 점에 1차적인 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대세는 고인치 타이어지만 남경공장 같은 경우 현재 저인치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다. (사측으로부터의) 설비 투자가 부족해 실적부진으로 이어졌다”며 “특히 남경 같은 경우 기계가 노후화되다 보니까 타이어를 제때 생산 못하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관계자는 이번 노사간 합의안에 대해서 “적정 수준에서 생각한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노사간 화해의 분위기에 접어든 금호타이어는 매각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와 딜로이트안진, 법무법인 광장 등은 오늘(2일)부터 매각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매각 타당성 조사란 자산 등을 평가해 적정가치를 산정하고 시장에 좋은 가격에 팔릴 수 있는 지를 판단하는 작업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금호타이어의 중국공장에 대한 가치 산정이 평가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난징, 톈진, 장춘 등 금호타이어가 보유한 중국지역 4개 생산공장은 중국시장을 노리는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에게 매력도가 높기 때문이다. 중국은 해외기업이 추가로 공장을 설립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지 않아 이미 중국공장을 갖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인수전에 글로벌 업체들이 주목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결국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이 인수할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금호타이어 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매각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금호타이어 내부에서는 사실) 그룹으로 편입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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