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의 '밀크(MILK)' 서비스.<제공=삼성전자>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삼성전자가 미 음원 스트리밍 업체 ‘타이달’을 인수한다는 외신보도가 또다시 등장했다. 자사의 음원 서비스인 밀크를 종료하고 새로운 업체를 인수한다는 것으로, 삼성전자 측은 루머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타이달 인수 관련 루머는 지난해에도 이미 퍼진 바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음원서비스 밀크를 무료로 내세우며 딜레마에 빠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재작년 3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밀크’는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로, 국내외 음원업체와 제휴해 일부 ‘갤럭시’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 중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자사의 스마트폰에 가치를 더한다는 개념으로 ‘갤럭시’ 사용자들의 락인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더 큰 혜택을 드리기 위해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무료정책에 힘입어 밀크 서비스의 다운로드는 올해 1월 기준 국내 500만, 글로벌 3,000만건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전자 “밀크 서비스 종료, 루머에 불과”

하지만 최근 해외 매체 버라이어티지는 “삼성이 밀크뮤직에 근무하던 직원들을 해고시켰고, 밀크뮤직 서비스를 종료한다”며 “타이달 인수를 위해 협상 중에 있다”고 전했다. 또 밀크 서비스의 종료와 관련해선 올해 초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와 모바일월드콩그레스2016(MWC2016)에서 밀크 서비스를 소개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 같은 외신보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해 10월경 버라이어티지는 삼성전자가 타이달과 음악서비스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을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 가능성까지 제기한 바 있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루머에 불과하다며 부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밀크 서비스 종료는 사실무근”이라며 “타이달 인수설과 관련해서도 현재까지 결정된 건 전혀 없다”고 밝혔다.

◇ 밀크 서비스, 삼성페이와 다른 모양새

그러나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타이달 인수설이 반복적으로 흘러나오는 이유로 삼성전자가 밀크 서비스를 무료로 진행하며 딜레마에 처한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낸다.

삼성전자가 최신형 및 갤럭시 시리즈에 제공하는 그들만의 서비스는 삼성페이와 밀크 서비스 등이 있다. 두 서비스 모두 고객을 붙잡는 ‘락인 효과’를 노리고 무료로 제공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확연히 다르다.

삼성페이는 MST(마그네틱 보안전송) 방식의 채택으로 상점에서 결제단말기를 교체하지 않아도 사용이 가능하다. 구글·애플 등 다른 페이 시스템에는 존재하지 않는 장점으로, 삼성전자만의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밀크는 음원시장에서의 차별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360만곡, 미국 1,300만곡 이상의 음원을 확보했다지만, 애플뮤직의 3,700만여곡(지난해 7월 기준)에 턱없이 못 미친다. 또 국내에선 멜론이 2,800만 회원과 580만곡 확보로 부동의 1위를 차지 중이다.

물론 밀크는 무료라는 장점이 있다지만, 고객이 듣고 싶은 곡을 한 가지 어플에서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은 단점으로 작용한다.

이에 타이달 인수 등을 통해 음원 확보에 나서지 않겠냐는 루머가 나오지만, 밀크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무료라는 점은 사업 확장을 망설이는 이유가 된다. 현재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에서 밀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제휴를 확장한다면 그만큼 음원 사용료에 대한 지출도 증가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음원 시장에서) 잘 하는 업체들이 많아 시장경쟁에서 상대가 안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무료로 제공하다 사업이 잘 안 돼 중단한다면 오히려 고객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어 어쩌지 못하는 지점이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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