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장민제 기자] CJ헬로비전이 5일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의견과 관련해 유감의 뜻을 전했다.

CJ헬로비전은 이날 오후 언론에 자료배포를 통해 “지난 4일 공정위로부터 SK텔레콤으로의 인수·합병 건에 대해 불허 의견의 심사보고서를 전달받았다”며 “인수조차 불허한 이번 심사결과는 케이블 업계의 미래를 생각할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최악'의 심사 결과”라고 밝혔다.

공정위가 경쟁력을 잃어가는 케이블 산업내의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막아 고사위기에 몰아넣고 있다는 게 CJ헬로비전 측의 설명이다.

CJ헬로비전은 “케이블TV산업은 한 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평가받았지만, 유료방송 시장의 중심이 IPTV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가입자 수가 지속 하락하고 있다”며 “'수익률 악화→ 투자감소→ 다시 가입자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현실에 내려진 이번 심사결과는 업계간 자율 구조조정을 막아 위기를 지연시키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며 “이는 산업 내 선제적 자율적 구조조정을 통해 더 큰 위기를 막아야 한다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와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CJ헬로비전은 공정위의 ‘공정경쟁의 저해라는 이유’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현재 유료방송시장의 1위는 KT로(29.4%), 2위인 CJ헬로비전(14.8%) 보다 두배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 중인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으로 거대 독점 사업자가 등장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CJ헬로비전은 “오히려 양사의 합병이 불허됨으로써 KT의 독주 체제가 더욱 굳어져, 사업자간 경쟁촉발을 통한 서비스 개선의 기회가 저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공정위가 말하는 '권역별 시장점유율 합산에 따른 경쟁제한' 판단은 이미 IPTV 등 전국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료방송 시장 흐름과도 전면적으로 배치된다”고 말했다.

즉 방송통신시장은 넷플릭스, 애플TV, 유튜브 등 글로벌 사업자들의 각축장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에서 공정위의 결정은 매우 구태한 잣대라는 것이다. CJ헬로비전은 그간 정부가 추진해 온 방송산업의 규제 완화 정책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덧붙였다.

공정위의 심사가 7개월 이상 장기화 된 점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CJ헬로비전은 “공정위가 ‘늑장심사 끝 불허’로 해당 조직과 종사자들을 두 번 위기에 빠뜨렸다”며 “심사 장기화로 CJ헬로비전은 영업활동 위축, 투자홀딩, 사업다변화 기회 상실로 영업이익, 미래성장성이 모두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극도의 고용불안에 시달린 직원들이 이번 결정으로 다시 벼랑 끝에 서게 됐다”며 “피해를 온전히 CJ헬로비전이 감당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고 호소했다.

CJ헬로비전은 “이번 공정위 심사결과에 거듭 유감을 표시한다”며 “향후 공정위 전원회의에서는 이런 점들을 잘 살펴 합리적 판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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