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대선에서 강력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여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발걸음이 추석이 지나자 빨라졌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추석을 전후로 여야 ‘대권판’이 커진 모습이다. 추석 민심은 1년여 남은 대선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차기 대선에서 강력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발걸음도 추석이 지나자 빨라졌다.

손학규 전 대표는 20일 전남 강진에서 사실상 ‘고별 강연’을 가졌다. 강진아트홀에서 열린 ‘강진 다산’ 강연에서 “머지않은 시기에 여러분의 곁을 떠날 것”이라며 “강진의 사랑을 받고 산 손학규가 강진에서 불러일으킨 개혁사상으로 나라를 구하는데 저를 던지고자 한다”고 정계 복귀를 거듭 시사했다. 강연장을 메운 1000여명의 지지자들은 “손학규 대통령”을 연호했다.

손 전 대표는 “제가 무엇이 되는지 보지 마시고 제가 무엇을 하는지를 지켜봐 주십시오”라고도 했다. 손 전 대표가 직접 대선 후보로 뛰기보다는 막후에서 ‘킹 메이커’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다만 손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유지하느냐’ ‘언제 서울을 오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여권의 대선주자로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반기문 총장은 ‘1월 귀국’을 선언하며 대권시계의 태엽을 감았다. 미국 유엔본부에서 정세균 국회의장-3당 원내대표단과 함께 반 총장을 만나고 돌아온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반 총장이) 임기 간 공들인 기후변화협약 등 유종의 미를 거두고 내년 1월 귀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5월 반 총장이 김종필 전 총리(JP)를 예방한 자리에서 “내년 1월에 찾아뵙겠다”고 했던 것과 교묘하게 겹친다.

반 총장의 귀국 선언은 사실상 대권 도전 선언이라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미국에서 현지 특파원들과 만나 “1월에 오신다는 것은 (정치)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겠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정 원내대표가 세게 (대권 도전을) 권했더니 반 총장이 싫지 않은 표정으로 듣고 있더라”고 말했다. 여기에 JP가 반 총장에 “결심한대로 하시라, 마지막으로 혼신을 다해 돕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기문 대망론’에 힘이 실렸다.

정치권에서 ‘손학규·반기문 등판론’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의 지지율에 있다. 반 총장은 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고, 손 전 대표의 지지율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데일리안 의뢰로 무선 91%, 유선 9% 방식으로 실시해 21일 발표한 9월 셋째 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손 전 고문의 지지율은 2.0%였던 전주 보다 1.5%포인트 상승한 3.5%로 집계됐다. 반 총장 지지율은 28.6%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인용된 여론조사는 9월 18일부터 9월 19일까지 이틀간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43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3.2%고 표본추출은 성, 연령, 지역별 인구 비례 할당으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0%p다. 통계보정은 2016년 7월말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를 기반으로 성 연령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했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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